본문 바로가기
2008.02.01 19:46

‘돌미’와 ‘살미’

조회 수 8351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돌미’와 ‘살미’

서울 금천구 독산동이나 김포시 양촌면의 석산은 모두 ‘돌미’라 불리던 지역이었다. ‘돌미’에 들어 있는 ‘미’는 ‘산’을 뜻하는 ‘뫼’가 변한 말이다. 이처럼 산을 나타내는 말이 ‘미’로 변화한 땅이름은 매우 많다. 달이 뜨는 산을 뜻하는 ‘월출산’이나 ‘월악산’은 ‘달나미’, 또는 ‘달미’로 불린다.


그런데 ‘미’가 붙은 땅이름이라고 하여 모두 산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충북 중원(충주)의 ‘살미’는 산과는 관련이 없다. 여기에 붙은 ‘미’는 ‘들판’을 뜻하는  ‘가 변화한 말이다.  ‘ 는 〈훈몽자회〉에도 나오는데, 한자 ‘야’(野)를 ‘ 야’로 풀이하였다. 또한 〈두시언해〉에도 ‘누른 흙  두듥엔 하늘 닭이 춤추놋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뫼’와   ‘는 소리가 비슷해서 모두 ‘미’로 바뀔 수 있다. 이처럼 소리는 같으나 뜻이 다른 말을 동음이의어라 부른다.

흥미로운 사실은 일상의 언어생활에서는 동음이의어가 생겨날 경우, 뜻을 변별하기 위해 어느 한 낱말은 다른 말로 대체되어 쓰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예컨대 ‘계절’을 뜻하는 ‘녀름’이 머릿소리규칙에 따라 ‘여름’으로 변화하면, 본디 있던 ‘여름’은 ‘열매’로 바뀐다. 그런데 땅이름에 나타나는 동음이의어는 이처럼 자유로운 변화를 보이지 못한다. 충북 제천에서는 ‘살미’를 ‘미산’이라 부르는데, 이 땅이름은 ‘쌀이 산처럼 쌓였다’는 전설보다는 ‘미’의 동음이의어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63473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24805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01Jun
    by 바람의종
    2010/06/01 by 바람의종
    Views 12268 

    ‘-land’ 가 붙는 지명 표기

  5. No Image 23Mar
    by 바람의종
    2010/03/23 by 바람의종
    Views 16283 

    ‘감투’와 ‘망탕’

  6. No Image 02Apr
    by 바람의종
    2010/04/02 by 바람의종
    Views 16342 

    ‘뜨더국’과 ‘마치다’

  7. No Image 02May
    by 바람의종
    2012/05/02 by 바람의종
    Views 11407 

    단어를 쪼개지 말자

  8. No Image 03May
    by 바람의종
    2008/05/03 by 바람의종
    Views 8910 

    "-읍니다""-습니다"

  9. No Image 13May
    by 바람의종
    2008/05/13 by 바람의종
    Views 10480 

    "~대" 와 "~데"

  10. No Image 22Feb
    by 바람의종
    2009/02/22 by 바람의종
    Views 8251 

    "~들"의 남용

  11. No Image 25Jul
    by 바람의종
    2009/07/25 by 바람의종
    Views 12730 

    "~주다"는 동사 뒤에만 온다

  12. No Image 07Oct
    by 바람의종
    2009/10/07 by 바람의종
    Views 13546 

    "~하에"

  13. No Image 31Jul
    by 바람의종
    2008/07/31 by 바람의종
    Views 10202 

    "가지다"를 버리자

  14. No Image 03Aug
    by 바람의종
    2008/08/03 by 바람의종
    Views 10320 

    "가지다"를 버리자 2

  15. No Image 01Sep
    by 바람의종
    2009/09/01 by 바람의종
    Views 18839 

    "드리다"의 띄어쓰기

  16. No Image 25Mar
    by 바람의종
    2009/03/25 by 바람의종
    Views 16820 

    "못"의 띄어쓰기

  17. No Image 02Apr
    by 바람의종
    2008/04/02 by 바람의종
    Views 9469 

    "빠르다"와 "이르다"

  18. No Image 03Nov
    by 바람의종
    2008/11/03 by 바람의종
    Views 9504 

    "뿐"의 띄어쓰기

  19. No Image 13Jul
    by 바람의종
    2009/07/13 by 바람의종
    Views 12960 

    "있다, 없다"의 띄어쓰기

  20. No Image 27Aug
    by 바람의종
    2009/08/27 by 바람의종
    Views 24185 

    "잘"과 "못"의 띄어쓰기

  21. "정한수" 떠놓고…

  22. No Image 06Sep
    by 바람의종
    2009/09/06 by 바람의종
    Views 12469 

    "차"의 띄어쓰기

  23. No Image 11Jun
    by 바람의종
    2012/06/11 by 바람의종
    Views 9579 

    % 포인트

  24. No Image 27Sep
    by 바람의종
    2008/09/27 by 바람의종
    Views 6886 

    돟습니다레!

  25. No Image 07Feb
    by 바람의종
    2009/02/07 by 바람의종
    Views 9215 

    믜운이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