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01 02:11

별내와 비달홀

조회 수 8734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별내와 비달홀

뜻이 같은 한자말과 토박이말이 합친 말이 많다. ‘역전앞’이나 ‘처가집’이 대표적인 경우다. 언어학자들은 같은 뜻을 합쳐 이룬 낱말은 말의 경제적인 차원에서 불합리한 것으로 생각되므로 적절한 말이 아니라고 한다. 따라서 ‘역전’이나 ‘처가’로 써야 바른 표현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자말과 토박이말의 합성어가 전혀 새로운 말을 만들어낼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족발’은 ‘족’(足)이나 ‘발’만으로는 뜻을 전할 수 없다. 왜 그럴까? 그것은 비록 ‘족’과 ‘발’이 같은 뜻일지라도 두 말이 합치어 새로운 대상을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옛말 가운데는 ‘별’과 ‘낭’이 그런 보기에 해당한다. 전남 승주군에 있었던 ‘별량(별애)부곡’이나 <삼국사기>에 보이는 ‘압록수 이북의 미수복 지역’ 땅이름인 ‘비달홀’(비탈골)에 들어 있는 ‘별애’와 ‘비탈’은 비스듬한 모양의 지형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우리 옛말에는 ‘별’과 ‘낭’은 비슷하지만 다른 뜻의 말이었다. <동국신속 삼강행실도>의 “ㅈ.식을 업고 낭의 떨어져 죽으니라”라는 구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낭’은 ‘절벽’을 뜻하며, <동동>의 “6월 보름에 별헤 ㅂ.룐 빗 다호라”에 나오는 ‘별’은 절벽보다는 덜 가파른 비스듬한 지역을 나타낸다. 이 두 말이 합쳐서 ‘벼랑’이라는 말이 된 것이다. 특히 ‘별’은 물을 뜻하는 ‘내’나 ‘고개’를 뜻하는 ‘재’와 어울려 땅이름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깅기 남양주의 ‘별내’나 강원 통천의 ‘별재’는 이런 땅이름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47157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08720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1Oct
    by 바람의종
    2008/10/11 by 바람의종
    Views 9197 

    벌이다, 벌리다

  5. No Image 06Apr
    by 바람의종
    2010/04/06 by 바람의종
    Views 13485 

    벌이다와 벌리다

  6. No Image 03Aug
    by 바람의종
    2008/08/03 by 바람의종
    Views 6672 

  7. No Image 27Mar
    by 바람의종
    2008/03/27 by 바람의종
    Views 6483 

    범꼬리

  8. No Image 25Jan
    by 風文
    2022/01/25 by 風文
    Views 1147 

    법과 도덕

  9. No Image 26Dec
    by 바람의종
    2008/12/26 by 바람의종
    Views 5468 

    법대로

  10. No Image 10Sep
    by 風文
    2021/09/10 by 風文
    Views 677 

    법률과 애국

  11. No Image 06Jul
    by 바람의종
    2012/07/06 by 바람의종
    Views 12642 

    벗기다 / 베끼다

  12. No Image 15Nov
    by 바람의종
    2008/11/15 by 바람의종
    Views 8049 

    벗어지다, 벗겨지다

  13. No Image 02Jul
    by 바람의종
    2012/07/02 by 바람의종
    Views 19762 

    베짱이, 배짱이 / 째째하다, 쩨제하다

  14. No Image 10Jul
    by 바람의종
    2010/07/10 by 바람의종
    Views 9586 

    베테랑

  15. No Image 21Dec
    by 바람의종
    2009/12/21 by 바람의종
    Views 9559 

    벤치마킹

  16. No Image 27Dec
    by 바람의종
    2007/12/27 by 바람의종
    Views 6470 

    벵갈말

  17. No Image 28Nov
    by 윤영환
    2011/11/28 by 윤영환
    Views 7254 

    벽과 담

  18. No Image 26Jan
    by 바람의종
    2010/01/26 by 바람의종
    Views 9552 

    벽창호

  19. No Image 30Nov
    by 風磬
    2006/11/30 by 風磬
    Views 6024 

    벽창호

  20. No Image 02Nov
    by 바람의종
    2010/11/02 by 바람의종
    Views 10941 

    변죽

  21. No Image 19Dec
    by 바람의종
    2010/12/19 by 바람의종
    Views 10065 

    변죽

  22. No Image 11Jan
    by 바람의종
    2008/01/11 by 바람의종
    Views 11391 

    변죽을 울리다

  23. 별꽃

  24. No Image 01May
    by 바람의종
    2011/05/01 by 바람의종
    Views 9532 

    별나다와 뿔나다의 ‘나다’

  25. No Image 01Feb
    by 바람의종
    2008/02/01 by 바람의종
    Views 8734 

    별내와 비달홀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