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30 17:40

개불알꽃

조회 수 9218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개불알꽃

풀꽃이름 가운데서 사람들이 그런 풀이 정말 있을까 하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것으로 ‘개불알꽃’이 있다. 이름은 거칠지만, 실제 모습은 붉은 보랏빛 예쁜 야생란이다. 개불알꽃은 꽃 모양이 마치 음낭처럼 생긴 데서 유래하는데, 사람 것에다 붙이기는 그렇고, 아마 가장 친숙한 개를 들먹인 것 같다. 주머니같이 생긴 것은 마찬가지니, 좀 점잖게 ‘복주머니난’이라고 부르자는 학자도 있지만, 민중에서 일컫는 이름은 역시 개불알꽃이다.

개불알꽃은 풀 전체에서 지린내가 나서 ‘요강꽃’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모양과 냄새를 두루 고려한 본보기가 될 만한 이름이다. 경상도에서는 ‘까마귀오줌통’이라고도 부른다.

영어 이름은 ‘아가씨 슬리퍼’(lady’s slipper), ‘모카신 꽃’(moccasin flower), 별명은 ‘노아의 방주’(Noah’s ark)인데, 우리는 불알로 인지한 것을 서양에서는 신발 또는 최소한의 물건을 넣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개불알풀’도 있는데, 이는 ‘개불알꽃’과는 전혀 다르다. 봄소식을 전해주는 까치와 같다고 하여 ‘봄까치꽃’으로도 부르는, 푸른 보라색을 띤 어여쁜 야생화다. 개불알풀은 꽃 모양이 아닌, 열매 모양이 개 불알과 닮았다고 붙인 이름이고, 한자말로는 ‘땅비단’(地錦)이다.

입에 담기 민망할지라도 인지한 그대로를 용기있게 ‘개불알’로 표현한 것은 ‘복주머니’보다 ‘땅비단’보다 훨씬 담백한 느낌을 준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개불알꽃]


[개불알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58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05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983
3282 금새 / 금세 風文 2023.10.08 1226
3281 말의 바깥, 말의 아나키즘 風文 2022.08.28 1227
3280 애정하다, 예쁜 말은 없다 風文 2022.07.28 1228
3279 3인칭은 없다, 문자와 일본정신 風文 2022.07.21 1230
3278 개념의 차이, 문화어 風文 2022.06.13 1232
3277 법과 도덕 風文 2022.01.25 1233
3276 용찬 샘, 용찬 씨 風文 2023.04.26 1234
3275 말하는 입 風文 2023.01.03 1235
3274 조의금 봉투 風文 2023.11.15 1237
3273 몸으로 재다, 윙크와 무시 風文 2022.11.09 1240
3272 예민한 ‘분’ 風文 2023.05.29 1240
3271 저리다 / 절이다 風文 2023.11.15 1240
3270 순직 風文 2022.02.01 1242
3269 까치발 風文 2023.11.20 1242
3268 야민정음 風文 2022.01.21 1243
3267 정보와 담론, 덕담 風文 2022.06.15 1243
3266 과잉 수정 風文 2022.05.23 1246
3265 남과 북의 언어, 뉘앙스 차이 風文 2022.06.10 1247
3264 난민과 탈북자 風文 2021.10.28 1249
3263 뒤치다꺼리 風文 2023.12.29 1249
3262 우방과 동맹, 손주 風文 2022.07.05 1251
3261 이단, 공교롭다 風文 2022.08.07 125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