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24 18:09

황새울과 큰새

조회 수 11058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황새울과 큰새

작은 마을 이름에는 땅의 모양새나 동식물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당진군 정미면의 ‘황새울’이라는 곳도 ‘황새’가 많이 날아든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이 마을 사람들은 ‘황새울’을 ‘한새울’이라고도 한다. ‘황새’와 ‘한새’는 어떤 관계일까?

우리말 형용사 ‘하다’는 ‘크다·많다’라는 뜻을 지닌 옛말이었다. 이는 <용비어천가> 제2장의 ‘불휘 기픈 남? 바?매 아니 뮐? 곶 됴코 여름 하?니’라는 표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여름 하?니’는 ‘열매가 많으니’라는 뜻이다. ‘한강’은 ‘큰 강’을 뜻하며, ‘한밭’은 또한 ‘큰 밭’(大田)’을 뜻한다는 것은 두루 아는 사실이다. 우리 글을 ‘한글’이라 한 것도 ‘큰 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쯤 되면 ‘한새울’이 ‘황새울’로 불리는 까닭도 짐작할 수 있다. ‘한 새’는 ‘큰 새’이며, 한낱말로 녹아드는 과정에서 ‘황새’라는 말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세진의 <훈몽자회>에서는 황새를 ‘한새 관(?)’으로 풀이한 바 있다. 또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황새’를, “몸의 길이는 1미터, 편 날개의 길이는 66센티미터, 몸빛은 흰 빛”으로 풀이한다. 결국 ‘황’은 ‘한’이 변한 소리다. ‘한’은 ‘황’뿐만 아니라 ‘항’으로 소리날 수도 있다. 우리 옛말에 ‘주인’을 뜻하는 ‘항것’도 ‘큰’이라는 뜻의 ‘항’과 ‘주인’이라는 뜻의 ‘것’이 합쳐진 말이다. 이처럼 음이 유사한 작은 마을 이름에서 우리말의 본새를 찾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08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48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601
3300 필요한 사람?/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8 8120
3299 가능·가성능/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8 8428
3298 감감소식 바람의종 2007.04.29 8002
3297 강남 제비 바람의종 2007.04.29 10852
3296 관자놀이 바람의종 2007.05.02 11128
3295 근사하다 바람의종 2007.05.02 11234
3294 기구하다 바람의종 2007.05.06 13370
3293 기절하다 바람의종 2007.05.06 7775
3292 기특하다 바람의종 2007.05.07 9559
3291 기합 주다 바람의종 2007.05.07 9965
3290 난장판 바람의종 2007.05.08 8443
3289 맥적다 바람의종 2007.05.08 9656
3288 무동태우다 바람의종 2007.05.09 8700
3287 박살내다 바람의종 2007.05.09 10118
3286 번갈아 바람의종 2007.05.10 8010
3285 산통 깨다 바람의종 2007.05.10 10875
3284 상피 붙다 바람의종 2007.05.12 14548
3283 서방님 바람의종 2007.05.12 8461
3282 선보다 바람의종 2007.05.15 7833
3281 심심파적 바람의종 2007.05.15 9703
3280 십상이다 바람의종 2007.05.16 6882
3279 아귀다툼 바람의종 2007.05.16 1249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