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20 05:58

달맞이꽃

조회 수 6220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달맞이꽃

수많은 풀꽃 이름 중에서도 운치 있는 이름을 대자면 ‘달맞이꽃’이 으뜸일 성싶다. 그 이름만 들어도 달빛이 밝게 흐르는 강변에 피어나 바람에 흔들리며 서 있는 모습을 마음으로 그려볼 수 있다. ‘달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이름 그대로, 여름밤 달 뜨는 시간에 달빛으로 노랗게 피었다가 날이 밝으면 살짝 붉어지면서 시드는데, 이에 담긴 꽃말도 ‘기다림, 말 없는 사랑’이다. 그 애절함으로 말미암아 아마도 우리 노래나 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풀꽃 이름이 아닐까 싶다.

달맞이꽃이라는 이름으로 보면 토박이 식물처럼 보이지만, 사실 달맞이꽃은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로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는 100년이 채 안 된다고 한다. 특히 광복 이후 많이 퍼져서 ‘해방초’(解放草)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런데도 한방에서는 뿌리를 ‘월견초’(月見草)라고 하여 감기와 기침에, 씨앗을 ‘월견자’라고 하여 피부병과 고지혈증에 약재로 쓴다.

달맞이꽃을 영어로는 ‘해 지는 꽃’(sundrops)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풀꽃 이름에서도 우리 겨레는 달을 기준으로 음력으로, 서양은 해를 기준으로 양력으로 살아온 것이 드러나는 듯하다. 사물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세계관과 사는 방식이 달랐던 것이다. 그러나 자연과 인생을 포괄하는 섭리는 도종환의 시(아무도 없는 별)에서 노래하듯이 “달맞이꽃이 피지 않는 별에선/ 해바라기도 함께 피어나지 않고 …”처럼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데 있지 않을까.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9583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6141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1065
    read more
  4. 시치미를 떼다

    Date2008.01.18 By바람의종 Views10647
    Read More
  5. 신물이 나다

    Date2008.01.18 By바람의종 Views17347
    Read More
  6. 압록강과 마자수

    Date2008.01.18 By바람의종 Views6733
    Read More
  7. 성별 문법

    Date2008.01.18 By바람의종 Views6719
    Read More
  8. 윽박

    Date2008.01.18 By바람의종 Views10079
    Read More
  9. 심금을 울리다

    Date2008.01.19 By바람의종 Views13142
    Read More
  10. 쑥밭이 되다

    Date2008.01.19 By바람의종 Views9206
    Read More
  11. 말과 글

    Date2008.01.19 By바람의종 Views3998
    Read More
  12. 며느리밥풀

    Date2008.01.19 By바람의종 Views5826
    Read More
  13. 안시성과 아골관

    Date2008.01.19 By바람의종 Views6598
    Read More
  14. 씨가 먹히다

    Date2008.01.20 By바람의종 Views8473
    Read More
  15. 씨알머리가 없다

    Date2008.01.20 By바람의종 Views7970
    Read More
  16. 말차례

    Date2008.01.20 By바람의종 Views487574
    Read More
  17. 부리다와 시키다

    Date2008.01.20 By바람의종 Views8167
    Read More
  18. 달맞이꽃

    Date2008.01.20 By바람의종 Views6220
    Read More
  19. 아닌 밤중에 홍두깨

    Date2008.01.21 By바람의종 Views11708
    Read More
  20. 아퀴를 짓다

    Date2008.01.21 By바람의종 Views13273
    Read More
  21. 태백산과 아사달

    Date2008.01.21 By바람의종 Views7380
    Read More
  22. 악머구리 끓듯 한다

    Date2008.01.22 By바람의종 Views10094
    Read More
  23. 안절부절 못하다

    Date2008.01.22 By바람의종 Views7325
    Read More
  24. 인사말

    Date2008.01.22 By바람의종 Views8782
    Read More
  25. 소젖

    Date2008.01.22 By바람의종 Views629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