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8 06:32

압록강과 마자수

조회 수 6739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압록강과 마자수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압록강을 건너 연경(북경)을 거쳐 황제의 행궁이 있었던 열하까지 여행한 기행문이다. 이 책에서 압록강은 ‘마자수’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그 근원이 말갈의 백산(백두산)으로부터 출발하며, 물빛이 오리의 머리빛깔과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압록강은 분명 물빛에서 나온 이름이다. 그런데 압록강을 왜 ‘마자수’(馬紫水)라 불렀던 것일까?

흥미로운 사실은 ‘마자’가 용(龍)을 뜻하는 토박이말 ‘미르’와 관련이 있다는 황윤석의 해석이다. 황윤석은 영조 때의 실학자로〈이제속고〉라는 문집으로 유명하다. 이 책의 잡저에는 ‘화음방언자의해’라는 글이 실려 있다. 말 그대로 중국의 한자음이 우리말에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설명하는 글이다. 여기서 곧 ‘마자’와 ‘미르’는 같은 소리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압록강을 ‘마자수’ 또는 ‘용만’(龍灣)이라 불렀고, 또 압록강 가까이 있는 ‘의주’를 ‘용만’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땅이름 가운데 미르 ‘용’자가 들어간 곳도 비교적 많다. 유래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연변에는 ‘용정’(龍井)이 있고, 서울에서 ‘용산’이 있다. 서울의 용산은 백제 기루왕 때 한강에서 두 마리 용이 나타났던 까닭으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처럼 땅이름은 어원보다는 설화 속에서 전승되는 경우가 많지만, ‘마자수’에 ‘미르’가 남아 있듯이 풍요로운 우리말의 창고 구실을 한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86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43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435
2244 루즈 바람의종 2008.02.11 9234
2243 륙, 육 바람의종 2011.10.27 12309
2242 률과 율 바람의종 2008.04.16 8396
2241 릉, 능 바람의종 2008.10.25 8785
2240 린치, 신나, 섬머 바람의종 2008.10.29 7122
2239 마가 끼다 바람의종 2008.01.05 16541
2238 마개와 뚜껑 바람의종 2008.02.04 8124
2237 마그나 카르타 風文 2022.05.10 852
2236 마냥, 모양 바람의종 2009.10.08 7502
2235 마녀사냥 風文 2022.01.13 1092
2234 마누라 風磬 2006.11.26 8198
2233 마는, 만은 바람의종 2010.10.11 12903
2232 마니산과 머리 바람의종 2008.01.28 8581
2231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바람의종 2012.10.05 16857
2230 마도로스 바람의종 2009.08.29 6115
2229 마라초 바람의종 2008.04.01 6042
2228 마라톤 / 자막교정기 風文 2020.05.28 1388
2227 마름질 바람의종 2009.07.25 8304
2226 마린보이 바람의종 2012.08.13 12219
2225 마마잃은중천공? / 비오토프 風文 2020.07.03 1696
2224 마스카라 바람의종 2010.06.20 13794
2223 마을 가다 file 바람의종 2010.07.18 1209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