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8 06:32

압록강과 마자수

조회 수 7004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압록강과 마자수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압록강을 건너 연경(북경)을 거쳐 황제의 행궁이 있었던 열하까지 여행한 기행문이다. 이 책에서 압록강은 ‘마자수’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그 근원이 말갈의 백산(백두산)으로부터 출발하며, 물빛이 오리의 머리빛깔과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압록강은 분명 물빛에서 나온 이름이다. 그런데 압록강을 왜 ‘마자수’(馬紫水)라 불렀던 것일까?

흥미로운 사실은 ‘마자’가 용(龍)을 뜻하는 토박이말 ‘미르’와 관련이 있다는 황윤석의 해석이다. 황윤석은 영조 때의 실학자로〈이제속고〉라는 문집으로 유명하다. 이 책의 잡저에는 ‘화음방언자의해’라는 글이 실려 있다. 말 그대로 중국의 한자음이 우리말에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설명하는 글이다. 여기서 곧 ‘마자’와 ‘미르’는 같은 소리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압록강을 ‘마자수’ 또는 ‘용만’(龍灣)이라 불렀고, 또 압록강 가까이 있는 ‘의주’를 ‘용만’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땅이름 가운데 미르 ‘용’자가 들어간 곳도 비교적 많다. 유래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연변에는 ‘용정’(龍井)이 있고, 서울에서 ‘용산’이 있다. 서울의 용산은 백제 기루왕 때 한강에서 두 마리 용이 나타났던 까닭으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처럼 땅이름은 어원보다는 설화 속에서 전승되는 경우가 많지만, ‘마자수’에 ‘미르’가 남아 있듯이 풍요로운 우리말의 창고 구실을 한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91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41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314
136 달맞이꽃 바람의종 2008.01.20 6486
135 부리다와 시키다 바람의종 2008.01.20 8484
134 말차례 바람의종 2008.01.20 488894
133 안시성과 아골관 바람의종 2008.01.19 6845
132 며느리밥풀 바람의종 2008.01.19 6119
131 말과 글 바람의종 2008.01.19 4257
130 윽박 바람의종 2008.01.18 10434
129 성별 문법 바람의종 2008.01.18 7044
» 압록강과 마자수 바람의종 2008.01.18 7004
127 나무노래 바람의종 2008.01.17 7876
126 굴레와 멍에 바람의종 2008.01.17 7772
125 물혹 바람의종 2008.01.16 5881
124 미래시제 바람의종 2008.01.16 7768
123 여우골과 어린이말 바람의종 2008.01.16 6794
122 쇠뜨기 바람의종 2008.01.15 7364
121 그치다와 마치다 바람의종 2008.01.15 7489
120 쓸어올리다 바람의종 2008.01.15 8896
119 과거시제 바람의종 2008.01.14 8186
118 예천과 물맛 바람의종 2008.01.14 8845
117 열쇠 바람의종 2008.01.14 8010
116 가와 끝 바람의종 2008.01.13 6969
115 맞부닥치다 바람의종 2008.01.13 758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