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6 04:00

물혹

조회 수 5762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물혹

언어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 언어는 입말과 글말로 나뉘는데, 그 표현 방식이 다를 뿐 기본적으로 말을 하고 글을 쓰는 목적은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는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 언어 사용 실태를 살펴보면 상대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듯한 용어로 말하거나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문 영역에서 이러한 예가 많이 나타난다.

법원의 경우 일반인들이 서류 한 장 제대로 작성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병원의 경우 무슨 말인지 거의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를 써서 환자들을 당황하게 한다. 언어를 사용하는 목적이 의사소통에 있는데,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하거나 글을 썼다면 헛수고를 한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전문 분야의 경계가 많이 사라지면서 일반인들도 전문 용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전문 용어에는 한자어나 외래어가 많은데,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우리말로 순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속 살갗에 주머니처럼 나서 그 안에 단백질이나 지방이 들어 있는 종기’를 가리키는 낱말로 ‘낭종’이 있는데, 의사들은 ‘시스트’(cyst)라고도 한다. 큰사전에는 ‘낭종’만 올라 있고, ‘시스트’는 올라 있지 않다. 그런데 큰사전에는 없지만, 일반인들은 이를 순화한 말로 ‘물혹’이라는 말을 널리 쓰고 있다. 그렇다면 전문 용어를 순화한 것이면서 일반인들이 자주 쓰는 ‘물혹’과 같은 낱말은 큰사전의 올림말로 수록하여 전문가들도 널리 쓰도록 해야 한다. 같은 전문 영역의 전문가들끼리라면 모르되, 일반인과 하는 대화라면 전문 용어를 쉬운 용어로 바꾸어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50773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2204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07Aug
    by 바람의종
    2009/08/07 by 바람의종
    Views 7775 

    문진

  5. No Image 02Nov
    by 바람의종
    2010/11/02 by 바람의종
    Views 9875 

    문책과 인책

  6. No Image 06Feb
    by 바람의종
    2010/02/06 by 바람의종
    Views 8400 

    문화어에 오른 방언

  7. No Image 08Jan
    by 바람의종
    2008/01/08 by 바람의종
    Views 11643 

    물고를 내다

  8. No Image 03Feb
    by 바람의종
    2008/02/03 by 바람의종
    Views 8052 

    물과 땅이름

  9. No Image 07Oct
    by 바람의종
    2009/10/07 by 바람의종
    Views 8474 

    물다, 쏘다

  10. No Image 29Nov
    by 바람의종
    2008/11/29 by 바람의종
    Views 8580 

    물럿거라, 엊저녁, 옜소, 밭사돈

  11. No Image 17Jul
    by 바람의종
    2010/07/17 by 바람의종
    Views 11257 

    물사마귀

  12. No Image 12Feb
    by 바람의종
    2008/02/12 by 바람의종
    Views 8369 

    물어름

  13. No Image 01Oct
    by 바람의종
    2008/10/01 by 바람의종
    Views 12954 

    물을 길러, 라면이 불기 전에

  14. No Image 09Jun
    by 바람의종
    2009/06/09 by 바람의종
    Views 8967 

    물총새

  15. No Image 26Jun
    by 風文
    2022/06/26 by 風文
    Views 1131 

    물타기 어휘, 개념 경쟁

  16. No Image 16Jan
    by 바람의종
    2008/01/16 by 바람의종
    Views 5762 

    물혹

  17.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12/01/23 by 바람의종
    Views 14774 

    뭉기적거리다, 밍기적거리다

  18. No Image 17Oct
    by 바람의종
    2012/10/17 by 바람의종
    Views 12749 

    뭘로 / 뭐로

  19. No Image 21Dec
    by 바람의종
    2007/12/21 by 바람의종
    Views 7355 

    미꾸라지

  20. No Image 06Oct
    by 바람의종
    2009/10/06 by 바람의종
    Views 13307 

    미닫이, 여닫이, 빼닫이

  21. No Image 07Oct
    by 바람의종
    2009/10/07 by 바람의종
    Views 6020 

    미라

  22. No Image 06Mar
    by 바람의종
    2010/03/06 by 바람의종
    Views 9394 

    미래를 나타내는 관형형

  23. No Image 16Jan
    by 바람의종
    2008/01/16 by 바람의종
    Views 7609 

    미래시제

  24. No Image 05Jul
    by 바람의종
    2007/07/05 by 바람의종
    Views 6112 

    미망인

  25. No Image 01Nov
    by 바람의종
    2008/11/01 by 바람의종
    Views 5990 

    미망인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