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시제
어느 나라 말이든 지난적(과거)을 표현하는 방법은 분명하다. 그러나 올적(미래)을 나타내는 방법은 일정하지 않다. 우리는 대체로 ‘-겠-’으로 올적을 표현하지만, ‘-겠-’은 미래뿐만 아니라 의지·추측도 나타낸다. “어제 굉장히 재미있었겠구나”에 쓰인 ‘-겠-’은 지난 일을 추측하는 것이지 결코 미래가 아니다. 또한 ‘-겠-’을 쓸 자리에 ‘-을 것이(다)’를 자주 쓴다. 영어에서도 과거는 어미 ‘-ed’로 표현하지만, 미래를 나타내는 어미는 따로 없다. 그래서 보조동사 ‘will’이나 ‘shall’을 써서 미래를 나타내는데, 역시 의지·추측도 나타낸다.
인도 미슈미말은 지금 시간에서 멀고 가까운 정도에 따라 다양한 어미를 갖췄고, 아프리카 벰바말도 미래를 여러 등급으로 나눠 쓴다. 미슈미말에서 ‘ha tape tha-de’라 하면 내가 금방 밥을 먹을 것이라는 뜻이고, ‘ha tape tha-ne’라 하면 한참 뒤에 내가 밥을 먹을 예정이라는 뜻이다. 벰바말 역시 과거시제처럼 미래도 네 등급으로 나뉘어 있다. ‘ba-alaa-boomba’라 하면 한 서너 시간 지나서 일할 것이라는 뜻이며, ‘ba-lee-boomba’라 하면 오늘 늦게 일할 것이라는 뜻이고, ‘ba-ka-boomba’라 하면 내일 일할 것이라는 뜻이며, ‘ba-kaa-boomba’라 하면 모레 이후 일할 것을 나타낸다.
언뜻 보면 미래 표현이 매우 복잡해 보이지만 이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구분해 쓴다. 언어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015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6690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1657 |
2028 | 신발 좀 간조롱이 놔! | 바람의종 | 2010.01.26 | 9319 |
2027 | 배워 주다 | 바람의종 | 2010.01.23 | 11278 |
2026 | 움추리다 / 움츠리다, 오무리다 / 오므리다, 수구리다 / 수그리다 | 바람의종 | 2010.01.23 | 15387 |
2025 | 핫어미와 핫아비 | 바람의종 | 2010.01.23 | 11728 |
2024 | 생략되는 주격조사 | 바람의종 | 2010.01.23 | 9608 |
2023 | -씩 | 바람의종 | 2010.01.23 | 9285 |
2022 | 봇물을 이루다 | 바람의종 | 2010.01.22 | 12075 |
2021 | 그만한 / 그만 한, 한걸음 / 한 걸음, 그만해야지 / 그만 해야지 | 바람의종 | 2010.01.22 | 11244 |
2020 | 그러잖아도는 동작, 그렇잖아도는 상태 | 바람의종 | 2010.01.22 | 10695 |
2019 | 미주알고주알 밑두리콧두리 | 바람의종 | 2010.01.22 | 9494 |
2018 | 아스팔트와 아부라 | 바람의종 | 2010.01.22 | 9866 |
2017 | ‘암(수)캐’가 ‘암(수)개’로 | 바람의종 | 2010.01.22 | 9404 |
2016 | 천만에 말씀 | 바람의종 | 2010.01.20 | 9680 |
2015 | 간지는 음력 | 바람의종 | 2010.01.20 | 13343 |
2014 | 연결 어미 ‘-려’와 ‘-러’ | 바람의종 | 2010.01.20 | 9032 |
2013 | 여부(與否) | 바람의종 | 2010.01.20 | 8531 |
2012 | 제우 요것뿐이오! | 바람의종 | 2010.01.20 | 11945 |
2011 | 말 비틀기(2) | 바람의종 | 2010.01.20 | 8778 |
2010 | 찍찍이 | 바람의종 | 2010.01.19 | 9174 |
2009 | '대'와 '선' | 바람의종 | 2010.01.19 | 6477 |
2008 | 까지,조차,마저 | 바람의종 | 2010.01.19 | 7468 |
2007 | 잇따르다와 잇달다 | 바람의종 | 2010.01.19 | 94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