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4 07:00

과거시제

조회 수 8225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과거시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현재·과거·미래를 구분한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늘 현재를 살면서 지난날을 되살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생각한다. 문법에도 이런 시간 흐름이 반영된다. 말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지나간 시점의 일을 표현하는 것을 과거시제, 다가올 시점의 일을 표현하는 것을 미래시제, 말하는 시점과 일의 시점이 같은 때는 현재시제라 한다. 언어마다 현재·미래보다 과거를 표시하는 문법적인 방법이 뚜렷하다. 우리말에서 ‘나는 책을 읽었다’와 같이 어미 ‘-었-’을 써서 과거를 표시하고, 영어에서 어미 ‘-ed’를 통해 과거를 나타낸다.

그러나 우리말이나 영어의 경우, 과거시제를 표현하는 것이 한 단계밖에 없다. 곧, 모든 과거는 ‘-었-’이나 ‘-ed’로 표현한다. 그러나 과거시제를 몇 단계로 나눠 표현하는 말이 있어 흥미롭다. 인도 북동부 미슈미말에는 현재로부터 가까운 과거는 ‘so’로, 한참 지난 과거는 ‘liya’로 표현한다. ‘ha tape tha-so’라 하면 조금 전에 내가 밥을 먹었다는 뜻이고, ‘ha tape tha-liya’라 하면 한참 전에 내가 밥을 먹었다는 뜻이다. 벰바말에서는 더 다양하다. 그저께보다 더 과거라면 ‘-ali-’, 어제쯤은 ‘-alee-’, 오늘 아침쯤이면 ‘-aci-’, 서너 시간 전쯤이면 ‘-a-’를 써서 지난적을 나타낸다.

이렇게 다양하게 과거를 구분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말을 통해 생각하는 방식과 문화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137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94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825
136 ‘외국어’라는 외부, ‘영어’라는 내부 風文 2022.11.28 1823
135 거짓말과 개소리, 혼잣말의 비밀 風文 2022.11.30 1443
134 질척거리다, 마약 김밥 風文 2022.12.01 1728
133 “자식들, 꽃들아, 미안하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 부디 잘 가라” 風文 2022.12.02 1634
132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風文 2022.12.06 1713
131 평어 쓰기, 그 후 / 위협하는 기록 風文 2022.12.07 2220
130 맞춤법·표준어 제정, 국가 독점?…오늘도 ‘손사래’ 風文 2022.12.12 1974
129 구경꾼의 말 風文 2022.12.19 1510
128 ○○노조 風文 2022.12.26 1588
127 말하는 입 風文 2023.01.03 1465
126 '바치다'와 '받치다' file 風文 2023.01.04 1611
125 헛스윙, 헛웃음, 헛기침의 쓸모 風文 2023.01.09 1785
124 ‘통일’의 반대말 風文 2023.01.16 1961
123 말의 세대 차 風文 2023.02.01 1396
122 국가의 목소리 風文 2023.02.06 1698
121 남친과 남사친 風文 2023.02.13 1494
120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1576
119 울면서 말하기 風文 2023.03.01 1455
118 “김” 風文 2023.03.06 1950
117 '김'의 예언 風文 2023.04.13 1569
116 어쩌다 보니 風文 2023.04.14 1696
115 멋지다 연진아, 멋지다 루카셴코 風文 2023.04.17 17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