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3 01:29

말높이기

조회 수 6471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말높이기

말에는 같은 표현이라도 정중하고 높이는 표현과 친근하고 편하게 말하는 표현이 있다. 상대를 높이는 정도에 따라 아주 높임, 조금 높임, 낮춤과 같이 몇 단계로 나뉘기도 한다. 우리말은 높이는 단계에 따라 ‘합니다-하오-하네-한다’로 나누기도, ‘해요-해’로 구분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의 자바말도 높임의 단계가 엄격히 구분되는 언어로 유명하다. 높임 단계 따라 낱말이 달라진다. ‘밥’이란 말은 [sega]와 [sekul]로,‘먹다’도 두 단계인 [mangan]와 [neda]로 나뉘어 있어, 우리말에서 ‘밥-진지’,‘먹다-잡수시다’를 구별해 쓰는 것과 같다.

‘집’을 가리킬 때 [omah], [grija], [dalem] 셋을 쓰는데, 각각 낮춤말·중간말·높임말이다. ‘가다’도 [arep], [adjeng], [bade]로, ‘지금’이란 말도 [saiki], [saniki], [samenika]처럼 세 단계로 나뉘어 있다. ‘당신’이란 말은 두 단계로 낮춤말은 [kowe], 중간말·높임말은 [sampejan]이다. 그래서 ‘너는 지금 밥을 먹고 있느냐?’는 말은 높이는 정도에 따라 자바말에서는 세 가지 표현이 가능하다. ‘apa kowe arep mangan sega saiki?’(낮춤), ‘napa sampejan adjeng neda sekul saniki?’(중간), ‘menapa sampejan bade neda sekul samenika?’(높임) 이 정도면 우리말 높임 표현보다 더 복잡한 편이 아닐까?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85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45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313
136 ‘외국어’라는 외부, ‘영어’라는 내부 風文 2022.11.28 1763
135 거짓말과 개소리, 혼잣말의 비밀 風文 2022.11.30 1417
134 질척거리다, 마약 김밥 風文 2022.12.01 1698
133 “자식들, 꽃들아, 미안하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 부디 잘 가라” 風文 2022.12.02 1588
132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風文 2022.12.06 1647
131 평어 쓰기, 그 후 / 위협하는 기록 風文 2022.12.07 2125
130 맞춤법·표준어 제정, 국가 독점?…오늘도 ‘손사래’ 風文 2022.12.12 1920
129 구경꾼의 말 風文 2022.12.19 1480
128 ○○노조 風文 2022.12.26 1517
127 말하는 입 風文 2023.01.03 1414
126 '바치다'와 '받치다' file 風文 2023.01.04 1550
125 헛스윙, 헛웃음, 헛기침의 쓸모 風文 2023.01.09 1707
124 ‘통일’의 반대말 風文 2023.01.16 1888
123 말의 세대 차 風文 2023.02.01 1354
122 국가의 목소리 風文 2023.02.06 1644
121 남친과 남사친 風文 2023.02.13 1425
120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1507
119 울면서 말하기 風文 2023.03.01 1415
118 “김” 風文 2023.03.06 1884
117 '김'의 예언 風文 2023.04.13 1517
116 어쩌다 보니 風文 2023.04.14 1645
115 멋지다 연진아, 멋지다 루카셴코 風文 2023.04.17 168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