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1 01:22

떨려나다

조회 수 9123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떨려나다

  ‘생활고, 생활난, 불경기 …’ 같은 말들, 곧 외환위기 이후 일자리가 줄고, 그나마 직장 다니던 사람들도 갖가지 이유로 물러난 이들이 늘면서 살림살이가 어려움을 뜻하는 말들이 자주 쓰인다. ‘실업’은 ‘일할 뜻도 힘도 있는 사람이 일자리를 잃거나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태’를 이른다. 스스로 직장에서 물러나는 상황은 드물므로 ‘직장에서 물러나는 상황’과 관련된 고유어에는 피동접사 ‘-리-, -기-’가 결합된 말이 많다. ‘내몰리다, 잘리다, 쫓겨나다’ 등이 그렇다. ‘면직당하다, 모가지 당하다’처럼 ‘당하다’가 붙어 쓰이기도 한다. ‘내몰리다’, ‘잘리다’와 비슷한 말이면서 큰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로 ‘떨려나다’가 있다.

“불경기로 말미암아 직공을 추리는 사품에 한몫 끼어 떨려나고 말았습니다.”(김유정 <아기>)
“그들이 미군 부대에서 떨려나 몇 군데 한국 기관의 말단 노무직을 전전하다가 ….”(박완서 <이별의 김포공항>)
“그들은 결국 뭇매에 쫓겨나듯 그 공사판에서 떨려나고 말았던 것이다.”(이문열 <사람의 아들>)

여기서 ‘떨려나다’는 ‘어떤 장소나 직위에서 내쫓김을 당하다’를 뜻한다. ‘스스로 물러남’의 뜻으로 ‘퇴임’, ‘퇴직’이라는 말을 쓰는데, 외환위기 전후로 ‘희망퇴직’이라는 해괴한 말이 쓰인다. 대부분이 어쩔 수 없이 물러나는 상황인데, ‘희망’과 ‘퇴직’이라는 말을 붙여 상황을 왜곡하는 말의 하나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05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66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370
1170 뜨거운 감자 바람의종 2009.04.09 10608
1169 뚱딴지같다 바람의종 2008.01.05 6857
1168 뚱딴지 바람의종 2008.02.02 8317
1167 똥금이 바람의종 2009.05.01 6630
1166 똔똔 / 도긴 개긴 바람의종 2012.07.13 15700
1165 또 다른 이름 風文 2021.09.05 1023
1164 또 다른 공용어 風文 2021.09.07 994
1163 뗑깡 바람의종 2008.02.10 6641
1162 떼어논 당상 바람의종 2008.01.04 10469
1161 떼부자 바람의종 2007.10.08 11945
1160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 風文 2024.02.17 2155
1159 떼기, 뙈기 바람의종 2008.11.02 7015
» 떨려나다 바람의종 2008.01.11 9123
1157 떡해먹을 집안이다 바람의종 2008.01.04 8304
1156 떡볶이 / 떡볶기, 손톱깎이 / 손톱깍기 바람의종 2010.02.21 11072
1155 떡값 바람의종 2008.05.03 6998
1154 떠벌리다/떠벌이다 바람의종 2009.03.17 10699
1153 떠구지 file 바람의종 2010.01.06 9238
1152 땡잡다 바람의종 2008.02.23 6852
1151 땜빵 바람의종 2009.11.29 21439
1150 딸리다, 달리다 바람의종 2009.02.19 8968
1149 딴죽걸다 바람의종 2008.01.03 935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