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0 01:28

말소리의 억양

조회 수 6966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말소리의 억양

우리는 낯선 사람이 하는 말을 듣고 그 사람의 고장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독특하게 쓰는 낱말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대개는 말씨에 나타나는 억양으로 알 수 있다. 억양이란 문장에 얹히는 소리의 높낮이를 말하는데 억양은 그 말의 특징을 구별해 주는 구실을 한다. 억양을 통해 사투리를 분간할 수 있는 것은 우리말뿐만 아니라 여러 말에서도 마찬가지다. 영어에서 영국영어, 미국영어를 분간하고, 미국영어 가운데서도 인종간의 언어 차이를 분간하는 데 억양이 그 몫을 한다.

그런데 억양은 문장의 문법 기능을 구별하는 데도 쓰인다. 우리말에서 보면, 똑같은 문장을 두고 끝 억양을 올리느냐 내리느냐에 따라 문법 기능이 달라진다. ‘이 책 읽었어요’를 끝을 내려 말하면 ‘읽었다’는 서술의 뜻이고, 끝을 올려 말하면 ‘읽었느냐’란 의문의 뜻이다. 영어에서도 ‘You are reading the book’을 올려 발음하면 묻는 문장이 된다. 대부분 언어에서 서술문은 문장 끝에 내림 억양이 놓이고 의문문은 문장 끝에 올림 억양이 놓인다.

문장이 아니더라도 한 낱말로 된 말도막도 억양 따라 뜻이 구별되는 경우가 많다. 영어 ‘What’은, 억양을 올리면 앞에 한 말을 되풀이해 달라는 요구이며, 내리면 내가 잘 듣고 있다는 뜻이고, 높은소리로 말하면 절망과 불신을 나타낸다. 이처럼 억양은 모든 언어에서 말씨의 특징을 나타내기도 하고, 문법적 기능을 구별해 주기도 한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65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18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123
136 달맞이꽃 바람의종 2008.01.20 6486
135 부리다와 시키다 바람의종 2008.01.20 8484
134 말차례 바람의종 2008.01.20 488889
133 안시성과 아골관 바람의종 2008.01.19 6845
132 며느리밥풀 바람의종 2008.01.19 6109
131 말과 글 바람의종 2008.01.19 4252
130 윽박 바람의종 2008.01.18 10433
129 성별 문법 바람의종 2008.01.18 7041
128 압록강과 마자수 바람의종 2008.01.18 7003
127 나무노래 바람의종 2008.01.17 7869
126 굴레와 멍에 바람의종 2008.01.17 7772
125 물혹 바람의종 2008.01.16 5879
124 미래시제 바람의종 2008.01.16 7760
123 여우골과 어린이말 바람의종 2008.01.16 6786
122 쇠뜨기 바람의종 2008.01.15 7351
121 그치다와 마치다 바람의종 2008.01.15 7485
120 쓸어올리다 바람의종 2008.01.15 8891
119 과거시제 바람의종 2008.01.14 8179
118 예천과 물맛 바람의종 2008.01.14 8845
117 열쇠 바람의종 2008.01.14 8001
116 가와 끝 바람의종 2008.01.13 6968
115 맞부닥치다 바람의종 2008.01.13 758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