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06 04:01

‘막하다’

조회 수 8102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막하다’

리말에서 부사로 쓰이는 ‘마구’는 ‘몹시 세차게, 아주 심하게, 아무렇게나 함부로’의 뜻을 나타낸다. 따라서 ‘마구 때리다’는 ‘아주 심하게 때리다’란 뜻이고, ‘마구 버리다’는 ‘아무렇게나 함부로 버리다’란 뜻이 된다. 이런 뜻의 ‘마구’가 줄어들어 생긴 말로 접두사 ‘막-’이 있다. 접두사 ‘막-’은 ‘거친’, ‘품질이 낮은’, ‘닥치는 대로 하는’, ‘함부로’란 뜻을 나타낸다. 따라서 ‘막소주’는 ‘품질이 낮은 소주’, ‘막말’은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는 말’을 뜻하며, ‘막가다’는 ‘앞뒤를 고려하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다’란 뜻이 된다. ‘막-’이 붙은 말이면서 아직 큰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로 ‘막하다’가 있다.

“어히 자네는 너무 막하네 그려, ‘왜’가 다 뭔가?”(송영 〈군중 정류〉)
“손님 대접을 이렇게 막해도 되나 모르겠구먼.”(박완서 〈미망〉)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까 아무렇게나 막해도 된다는 겁니까?”(전상국 〈좁은 길〉)
“무뚝뚝하고 말 막하기로 소문난 나의 어디서 그런 간사스러운 목소리가 나오는지 내심 신기할 지경이었다.”(박완서 〈그 가을의 사흘 동안〉)

여기서 ‘막하다’는 ‘말이나 행동 따위를 경우에 맞지 않게 닥치는 대로 함부로 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실제 쓰이는 말이니까 사전에 올린다 해도, ‘막하다·막가다·막되다’ 같은 말은 덜 쓰이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39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77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731
1390 백넘버, 노게임 바람의종 2011.11.13 7935
1389 서방과 사위 바람의종 2008.04.01 7931
1388 보약 다리기 바람의종 2008.09.25 7929
1387 굴착기, 굴삭기, 레미콘 바람의종 2008.10.17 7927
1386 바람의종 2009.07.31 7926
1385 마초 바람의종 2010.03.14 7922
1384 매무시 風磬 2006.11.26 7922
1383 생잡이·생둥이 바람의종 2008.07.12 7921
1382 헬스 다이어트 바람의종 2009.04.14 7919
1381 비만인 사람, 비만이다 바람의종 2009.09.29 7919
1380 진짜 바람의종 2010.04.30 7916
1379 늘이다 / 늘리다 바람의종 2008.05.22 7915
1378 해거름, 고샅 바람의종 2008.10.11 7908
1377 우레, 우뢰 바람의종 2009.08.02 7907
1376 한참, 한창 바람의종 2008.10.29 7906
1375 나그내 file 바람의종 2009.11.03 7905
1374 갈가지 바람의종 2009.07.30 7904
1373 커닝 바람의종 2009.10.27 7904
1372 메가폰과 마이크 바람의종 2010.01.10 7903
1371 오누이 바람의종 2008.03.31 7900
1370 서낭당 風磬 2006.12.29 7900
1369 어미 ‘-네’와 ‘-군’ 바람의종 2010.11.01 789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