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과 못할말
‘할말’과 ‘못할말’도 제대로 말대접을 못 받는다. 그러나 ‘참말’과 ‘거짓말’이 국어사전에 오른 것처럼 ‘할말’과 ‘못할말’도 사전에 올라야 마땅한 낱말이다. ‘할말’과 ‘못할말’이라는 말을 우리 겨레는 오래 그리고 두루 쓰며 살았기 때문이다.
‘할말’과 ‘못할말’이 가려지는 잣대는 무엇일까? ‘사람을 어우르는 사랑’이 잣대다. ‘사람을 어우르는 사랑’에 맞으면 할말이고, ‘사람을 어우르는 사랑’에 어긋나면 못할말이다. ‘사람을 어우르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람이 동아리를 이루어 살아가는 곳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얽히고 설켜서 겨루고 다투고 싸우기 마련이다. 그러면서 마음이 맞으면 모여서 어우러지고 마음이 어긋나면 갈라서 흩어진다. 이럴 때 사람의 한 마디 말이 멀쩡하던 사이를 갈라놓기도 하고 갈라진 사이를 다시 어울러놓기도 한다. 사이를 갈라놓는 말이 ‘못할말’이고, 사이를 어울러놓는 말이 ‘할말’이다.
삶의 동아리에서 사람들이 어우러져 하나를 이루는 것보다 값진 노릇은 없기에 할말과 못할말을 가리는 말살이보다 무겁고 어려운 것은 없다. 거짓말이나 그른말도 사람을 어우르는 사랑을 북돋우면 할말이 되고, 참말이나 옳은말도 사람을 어우르는 사랑을 깨뜨리면 못할말이 된다. 그래서 할말과 못할말을 제대로 가려 마땅히 쓰는 사람은 동아리에서 훌륭한 사람으로 우러름을 받고, 할말과 못할말을 가리지 못하고 함부로 쓰는 사람은 동아리에서 말썽쟁이로 업신여김을 받는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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