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31 16:55

억수

조회 수 6583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억수


큰사전에서 ‘억수’를 찾아보면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로 풀이돼 있다. 이러한 뜻의 ‘억수’는 ‘비가 억수같이 내린다’, ‘비가 억수로 내리부었다’처럼 쓰인다. 우리말에는 이와 다른 뜻을 가진 ‘억수’가 있다.

“억수의 산목숨이 골짜기마다 그득그득 모두 제 몫을 하고 ….”(박경리 <토지>)
“저 고래 덕분에 오늘 고기가 억수겠어요. 어탐기를 좀 봐요!”(천금성 <허무의 바다>)
“동생들을 거느리고 산나물을 억수로 많이 해 온 적도 있었다.”(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억수로 퍼마셨는데도 도무지 취하지가 않는다 그런 말입니다.”(이동하 <도시의 늪>)

여기서 ‘억수’는 ‘세차게 내리는 비’의 뜻이 아니라 ‘아주 많은 수나 양’, 또는 ‘아주 심한 정도’의 뜻으로 쓰였다.

이런 뜻의 ‘억수(로)’를 경상도 방언으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억수의 산목숨’ 등에서 ‘억수’는 한자말 억수(億數)로 볼 수 있을 듯하다. 한자 ‘억’(億)은 ‘억대, 억겁, 억만’ 등에서처럼 ‘오랜, 많은’의 뜻이 있다. ‘세차게 내리는 비’를 가리키는 ‘억수’와 표기는 같지만 그 뜻이 다르므로, 별도의 올림말로 올리거나 아니면 동음이의어로 다룰 수도 있을 터이다. ‘소리는 같으나 뜻이 다른 낱말’을 동음이의어라 하는데, 사전에서는 ‘철자’가 같고, 그 뜻과 어원이 다른 낱말들에 한해 ‘강¹’, ‘강²’처럼 어깨번호를 붙여 구별하고 있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0852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7241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2355
    read more
  4. 알바

    Date2007.12.27 By바람의종 Views7300
    Read More
  5. 군불을 떼다

    Date2007.12.28 By바람의종 Views12794
    Read More
  6. 귀추가 주목된다

    Date2007.12.28 By바람의종 Views17904
    Read More
  7. 막바로

    Date2007.12.28 By바람의종 Views8017
    Read More
  8. 가을하다

    Date2007.12.28 By바람의종 Views6936
    Read More
  9. 기가 막히다

    Date2007.12.29 By바람의종 Views19626
    Read More
  10. 깨가 쏟아지다

    Date2007.12.29 By바람의종 Views10445
    Read More
  11. 개보름

    Date2007.12.29 By바람의종 Views7160
    Read More
  12. 다르다와 틀리다

    Date2007.12.29 By바람의종 Views7007
    Read More
  13. 녹초가 되다

    Date2007.12.30 By바람의종 Views9670
    Read More
  14. 덜미를 잡히다

    Date2007.12.30 By바람의종 Views9199
    Read More
  15. 꽈리

    Date2007.12.30 By바람의종 Views10522
    Read More
  16. 교육과 새말

    Date2007.12.30 By바람의종 Views6694
    Read More
  17. 덤터기 쓰다

    Date2007.12.31 By바람의종 Views7081
    Read More
  18. 동티가 나다

    Date2007.12.31 By바람의종 Views14050
    Read More
  19. 체로키 글자

    Date2007.12.31 By바람의종 Views6112
    Read More
  20. 억수

    Date2007.12.31 By바람의종 Views6583
    Read More
  21. 들통나다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12488
    Read More
  22. 등골이 빠진다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9705
    Read More
  23. 뫼와 갓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7096
    Read More
  24. 메뚜기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6408
    Read More
  25. 드라비다말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681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