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22 10:20

주머니차

조회 수 7742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주머니차

신문을 읽다가 ‘뽕잎 주머니차’라는 표현에 눈길이 갔다. ‘주머니차’라는 말을 처음 쓴다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주머니차’(tea bag)와 같이 영어 표현을 친절하게 밝혀 주었다. 순우리말 표현을 보고 반가워하다가 ‘티백’을 그대로 번역하면 ‘차주머니’인데 왜 앞뒤를 바꿔 ‘주머니차’라고 했는지 궁금했다.

생각해 보니 ‘차주머니’는 ‘티백’보다 의미 영역이 넓다. “차주머니를 만들어 장롱 속에 매달아 놓으면 냄새 제거와 방충 효과를 함께 볼 수 있다”, “차 도구에는 차주머니, 다기 바구니, 수저 등이 있다” 등에 나오는 ‘차주머니’가 종이나 천으로 만들어 차를 넣어 두는 주머니이기는 하지만 모든 ‘차주머니’에 ‘티백’처럼 1인분씩 차를 나누어 넣는 것은 아니다. ‘주머니차’라면 ‘차주머니’와 구분해서 ‘1인분의 차를 넣은 주머니’란 뜻으로 쓸만하겠다. ‘티백’이라는 외래어보다는 이왕이면 쉬운 우리말 ‘주머니차’를 살려 쓰는 것도 좋겠다.

물건이나 개념을 새로 들여올 때 말도 함께 들어온다. 그래서 외래어가 하나 늘어나기도 하고 그에 맞는 우리말을 만들어 쓰기도 한다. ‘베이스볼’을 야구로, ‘바스켓볼’을 농구로 바꾸듯 풀밭에서 친다는 의미를 살려 골프(golf)를 ‘초구’(草球)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가 “타자가 초구(初球)를 쳤습니다”처럼 쓰이는 ‘초구’와 겹쳐 실현되지 못했다는 얘기가 있다. 억지스럽지 않고 원래 쓰던 다른 말과도 겹치지 않는 쉬운 우리말 표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63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24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931
1082 점고 바람의종 2007.08.17 7470
1081 인사말 바람의종 2008.04.17 7466
1080 세리머니 바람의종 2008.10.07 7460
1079 돌나물 바람의종 2008.06.02 7458
1078 맨날, 만날 바람의종 2008.09.24 7455
1077 말할 자격 바람의종 2009.06.16 7451
1076 신토불이 바람의종 2008.10.30 7450
1075 바꾸다, 고치다 바람의종 2010.04.10 7450
1074 라이방에 봉고 바람의종 2008.09.30 7447
1073 도리장이·물자이 바람의종 2008.06.07 7445
1072 선글라스 바람의종 2008.10.10 7438
1071 올인 바람의종 2008.04.29 7436
1070 제비 바람의종 2009.05.29 7435
1069 쇠뜨기 바람의종 2008.01.15 7429
1068 어물전 바람의종 2007.08.02 7429
1067 메다와 지다 바람의종 2008.03.06 7424
1066 오고셍이 돌려줬수왕! file 바람의종 2010.01.11 7422
1065 천편일률 바람의종 2007.12.22 7417
1064 난친이 바위 바람의종 2008.02.24 7416
1063 안겨오다 바람의종 2008.04.06 7416
1062 검식, 감식 바람의종 2010.03.03 7414
1061 분꽃 바람의종 2008.04.14 741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