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21 10:51

미꾸라지

조회 수 7589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미꾸라지

추어탕이 생각나는 철이다. 미꾸라지와 함께 무청·호박잎·고추를 넣고 끓인 뒤 제핏가루(산초-)를 살짝 쳐 먹으면 구수하고 향긋한 맛이 나는 국이 바로 추어탕이다. 추어탕의 주인공인 ‘미꾸라지’를 남쪽에서는 ‘미꾸리·미꾸라지·웅구락지·용주래기’로 일컫는 등 쓰는 말이 다양하다.

‘미꾸리’는 16세기부터 19세까지 문헌에 나오는 낱말이다. 역사적으로 용언 ‘믯글’(미끌-)에 뒷가지 ‘-이’가 연결되어 ‘믯글이>밋구리’로 쓰면서, 남쪽의 여러 고장에서 ‘미꾸리·미꼬리·밀꾸리’로 소리내 쓴다. 20세기 문헌에서 발견할 수 있는 ‘미꾸라지’는 ‘믯글’에 뒷가지 ‘-아지’가 합친 것으로, 방언에서는 주로 ‘미꾸라지’와 ‘미꼬라지’로 발음하는데, 다른 발음으로는 ‘미꾸락지·미꾸람지·미꾸래기·미꾸래미·미꾸래이·미꾸랭이’ 등 아주 다양하다.

전남에서 사용하는 ‘옹구락지·웅구락지’는 ‘우글우글, 우글거리다’에서 볼 수 있는 시늉말 ‘우글’을 뜻하는 ‘옹굴’에 뒷가지 ‘-악지’가 결합하여 새로운 꼴이 생긴 것이다. 강원도에서는 ‘용고기·용곡지·용주래기’를 쓰는데, 이는 용처럼 생겼다고 해서 만든 이름이다.
함경도에서는 ‘새처네·소천어·종개미·찍찍개’ 등을, 평안도에서는 ‘말배꼽·맹가니·장구래기·증금다리·징구마리’ 등으로 쓴다.

‘미꾸라지’라는 말을 보면, 역사적으로 오래된 형태가 고장말에 여전히 많이 남아 있고, 그 고장의 정서에 맞게 새롭게 만든 말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339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08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758
92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風文 2022.08.27 1457
91 속담 순화, 파격과 상식 風文 2022.06.08 1455
90 다만, 다만, 다만, 뒷담화 風文 2022.09.07 1455
89 모호하다 / 금쪽이 風文 2023.10.11 1454
88 성인의 외국어 학습, 촌철살인 風文 2022.06.19 1449
87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風文 2022.09.05 1444
86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내일을 향해 모험하라 風文 2022.05.12 1443
85 선정-지정 / 얼룩빼기 황소 風文 2020.05.15 1432
84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風文 2022.07.13 1425
83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風文 2022.07.12 1424
82 내연녀와 동거인 風文 2023.04.19 1424
81 경텃절몽구리아들 / 모이 風文 2020.05.24 1421
80 국물도 없다, 그림책 읽어 주자 風文 2022.08.22 1420
79 쓰봉 風文 2023.11.16 1420
78 이중피동의 쓸모 風文 2023.11.10 1419
77 말과 서열, 세대차와 언어감각 風文 2022.06.21 1417
76 몰래 요동치는 말 風文 2023.11.22 1417
75 댕댕이, 코로나는 여성? 風文 2022.10.07 1416
74 외교관과 외국어, 백두산 전설 風文 2022.06.23 1413
73 권력의 용어 風文 2022.02.10 1409
72 언어의 혁신 風文 2021.10.14 1405
71 올바른 명칭 風文 2022.01.09 140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