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7402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만주말 지킴이 스쥔광

지난주에 이어 사라져가는 자기 말을 지키는 젊은이를 소개한다. 같은 또래의 젊은이와는 사뭇 다르게 지극한 모어 사랑이 만나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스쥔광은 나이 스물여덟인 만주족 젊은이다. 잘 알다시피 중국 헤이룽장성 싼자쓰촌에 사는 스물이 채 안 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만주말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너무나도 안타까이 여겨 만주말을 따로 배운 청년이 바로 스쥔광이다. 젊은세대에서 유일하게 만주말을 아는 사람이다.

이런 현실이 그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배운 만주말을 초등학교 어린이를 비롯하여, 마을 젊은이들에게 가르치기를 바란다. 교육을 통해 만주말이 오래 남아 쓰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정은 어렵다. 예산이 없어 학교 교육은 엄두도 못 낸다. 그리고 다른 젊은이들의 호응도 없다. 중국말로 의사소통이 다 되는 터에 따로 만주말에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스쥔광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만주말이라는 큰 풍선이 있었습니다. 묶었던 끈이 풀리자 바람이 스르르 빠져 나왔습니다. 이제는 공기가 거의 남지 않은, 완전히 쭈그러진 풍선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시 바람을 넣어 주면 그 풍선이 둥글둥글 커질 텐데. 그러나 아무도 바람을 불어넣지 않습니다. 저 혼자라도 힘겹게 바람을 불어넣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커지겠지요.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76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23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227
1236 안절부절 하다 바람의종 2008.09.26 7026
1235 안절부절못하다 바람의종 2010.03.24 13279
1234 안정화시키다 바람의종 2012.04.23 13866
1233 안치다, 밭치다, 지게, 찌개 바람의종 2008.06.16 8383
1232 안치다, 안히다 / 무치다, 묻히다 바람의종 2009.05.01 15638
1231 안티커닝 바람의종 2009.06.17 8492
1230 안팎 바람의종 2010.11.26 11635
1229 안하다, 못하다 바람의종 2009.02.10 17690
1228 앉은부채 바람의종 2008.06.11 5519
1227 않는, 않은 바람의종 2008.09.29 15477
1226 않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3.14 8089
1225 알력 바람의종 2007.07.31 7097
1224 알맞는, 알맞은 / 걸맞는, 걸맞은 바람의종 2012.09.11 16687
1223 알맹이, 알갱이 바람의종 2010.04.27 9520
1222 알바 바람의종 2007.12.27 7439
1221 알비 바람의종 2009.11.23 9454
1220 알아야 면장한다. 바람의종 2009.06.15 6795
1219 알았습니다. 알겠습니다. 바람의종 2012.06.19 14283
1218 알은척 / 아는 척 바람의종 2009.02.07 10828
1217 알은체는 아는 사이에서 바람의종 2009.11.12 9449
1216 알콩달콩, 오순도순, 아기자기, 오밀조밀 바람의종 2009.03.08 19216
1215 알타이말 바람의종 2007.10.23 994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