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17 02:09

궁시렁궁시렁

조회 수 7194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궁시렁궁시렁

소리나 모양을 본떠서 나타내는 낱말을 시늉말이라 한다. 이런 말은 ‘졸졸/줄줄’, ‘겅중겅중/껑충껑충’처럼 자음이나 모음을 바꿔 느낌을 달리 나타낼 수 있다. 곧 ‘졸졸’보다 ‘줄줄’이 크고 무거운 느낌을, ‘겅중겅중’보다 ‘껑충껑충’이 ‘세고 거친 느낌’을 준다. 이처럼 시늉말에서는 양성보다 음성모음이 결합된 말이 크고 무거운 느낌을, 예사소리보다 된소리나 거센소리가 합친 말이 세고 거친 느낌을 준다. 시늉말 가운데 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이 적잖다.

“궁시렁궁시렁 불만이 많지만 … 조금씩 악기를 연주하게 된다.”(〈한겨레〉 2006년 3월15일치)/ “등 뒤에서 운전사가 뭐라고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상관하지 않았다.”(구효서 〈낯선 여름〉)/ “칡덩굴로 탄탄하게 엮은 광주리 속에서 중병아리가 삐약삐약 운다.”(박경리 〈토지〉)

못마땅하여 군소리를 자꾸 하는 모양을 뜻하는 말로 ‘구시렁구시렁’은 있지만 ‘궁시렁궁시렁’은 사전에 없고, ‘삐악삐악’은 있지만 ‘삐약삐약’은 오르지 않았다. 시늉말은 소리나 모양을 본뜬 말이므로 언중이 널리 쓰는 말을 사전에 올려야 한다. 현실에서는 ‘구시렁구시렁’보다는 ‘궁시렁궁시렁’이, ‘삐악삐악’보다는 ‘삐약삐약’이 더 많이 쓰인다. 이 말들을 사전에 올린다면 ‘궁시렁거리다·궁시렁대다·궁시렁궁시렁하다’와 ‘삐약거리다·삐약대다·삐약삐약하다’도 함께 올려야 할 것이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191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855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378
3392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관리자 2022.02.13 1292
3391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1302
3390 왜 벌써 절망합니까 - 훼방만 말아 달라 風文 2022.05.23 1304
3389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선한 기업이 성공한다 風文 2021.10.31 1312
3388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風文 2022.08.15 1312
3387 편견의 어휘 風文 2021.09.15 1314
3386 옹알이 風文 2021.09.03 1316
3385 영어 절대평가 風文 2022.05.17 1316
3384 사과의 법칙, ‘5·18’이라는 말 風文 2022.08.16 1317
3383 여보세요? 風文 2023.12.22 1322
3382 언어와 인권 風文 2021.10.28 1330
3381 댄싱 나인 시즌 스리 風文 2023.04.21 1333
3380 외국어 선택, 다언어 사회 風文 2022.05.16 1341
3379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자네 복싱 좋아하나? 風文 2022.02.10 1343
3378 24시 / 지지지난 風文 2020.05.16 1345
3377 뒷담화 보도, 교각살우 風文 2022.06.27 1347
3376 교정, 교열 / 전공의 風文 2020.05.27 1348
3375 말과 공감 능력 風文 2022.01.26 1350
3374 올해엔 저지른다, ‘죄송하지만’ 風文 2022.08.04 1354
3373 댕댕이, 코로나는 여성? 風文 2022.10.07 1354
3372 고양이 살해, 최순실의 옥중수기 風文 2022.08.18 1355
3371 안녕히, ‘~고 말했다’ 風文 2022.10.11 135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