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7213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토족말 지킴이 챙고츠

사라져가는 자기 말을 지키려는 두 젊은이를 소개한다. 토족말을 쓰는 챙고츠 양과 만주말을 지키는 스쥔광 군이다. 자기 겨레의 다른 젊은이와는 사뭇 다르게 지극한 모어 사랑을 바탕으로 사라져가는 자기말을 지키려는 이들의 마음은 말 조사 때 만난 글쓴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챙고츠 양은 나이 스물셋인 토족(스스로는 ‘도르까’라 부른다) 젊은이다. 토족은 중국 칭하이성(청해성) 시닝시 근처에 사는 소수민족이다. 이곳 젊은이들 대부분은 중국말과 티베트말을 쓰며, 마을의 나이든 분들과는 달리 토족말(몽골어파에 드는 말인데, 그들은 ‘도르깨’라 한다)은 거의 모른다. 챙고츠 역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중국말·티베트말로 배웠고, 일상생활에서 이 두 말을 유창하게 쓴다.

글쓴이는 짓궂은 질문으로 비칠까 두려워 챙고츠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중국말과 티베트말로 모든 생활을 할 수 있는데 왜 토족어를 그토록 애정을 가지고 쓰려고 하는가요?” 대답은 짧고 단호했다. “우리 겨레의 독특한 말이니까요.” “친구들은 어떤가요?” “우리말 하기를 꺼려요.” “친구들을 설득해 볼 생각은 없는가요?” “해도 소용이 없어요. 친구들은 전혀 관심이 없어요.”

이렇게 가다가는 자기 또래들이 나이 들게 되면 자기네 말이 저절로 사라질까 봐 걱정이란다. 그래서 골똘히 생각한다. 자기네 말을 널리 퍼뜨릴 좋은 방법이 없을까? 글자를 만들면 말을 더 잘 지킬 수 있을까?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32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86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718
3018 사수 / 십이십이 風文 2020.05.17 1483
3017 24시 / 지지지난 風文 2020.05.16 1302
3016 선정-지정 / 얼룩빼기 황소 風文 2020.05.15 1403
3015 -분, 카울 風文 2020.05.14 1735
3014 풋 / ‘열’(10) ①, ‘열’(10) ② 風文 2020.05.10 1955
3013 백열 / 풋닭곰 風文 2020.05.09 1721
3012 표준발음, 구명동의 風文 2020.05.08 1905
3011 위탁모, 땅거미 風文 2020.05.07 1636
3010 ‘엘씨디로’ / 각출-갹출 風文 2020.05.06 2160
3009 아무 - 누구 風文 2020.05.05 933
3008 뒷담화 風文 2020.05.03 1154
3007 살인 진드기 風文 2020.05.02 1514
3006 배뱅잇굿 風文 2020.05.01 1116
3005 지슬 風文 2020.04.29 1483
3004 벌금 50위안 風文 2020.04.28 1479
3003 간판 문맹 風文 2014.12.30 24535
3002 레스쿨제라블, 나발질 風文 2014.12.29 24282
3001 휘거 風文 2014.12.05 25224
3000 CCTV 윤안젤로 2013.05.13 28376
2999 새 학기 단상 윤안젤로 2013.04.19 26018
2998 나, 본인, 저 윤안젤로 2013.04.03 24310
2997 목로주점을 추억하며 윤안젤로 2013.03.28 1988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