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14 00:54

꿍치다

조회 수 9338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꿍치다

‘돈이나 물건 따위를 몰래 감추다’는 뜻을 나타내는 낱말로, 사전에 오른 말에 ‘꼬불치다’가 있다. ‘용돈을 꼬불치다’, ‘비상금을 꼬불치다’ 등으로 쓰이는 어감이 속된 말이다. 이 ‘꼬불치다’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말로 ‘꿍치다’가 있다.

“병배는 나더러 뭔가 속에 꿍치고 있는 걸 풀어놔야 술이 제대로 받아들여진다고 했지?”(황순원 〈신들의 주사위〉)
“그렇게 약 먹고 살고 싶어하는 남편을 아스피린도 아까워 밀가루를 섞여 멕이면서 그만한 목돈을 꿍쳐 놓았으니 그게 사람이유.”(박완서 〈흑과부〉)
“주머니에는 이리저리 꿍쳐 두었던 삼천 원이 전 재산이었습니다.”(황석영 〈이웃사람〉)
“게다가 도복을 꿍쳐 메고 도장을 드나들며 유도로 단련이 된 몸은 날렵하면서도 튼튼했다.”(박경리 〈토지〉)

앞에 든 보기에서 그 쓰임을 살피면, 마지막 보기(토지)를 빼고는 두루 ‘돈이나 물건 따위를 단단히 숨기거나 간직하다’는 뜻으로 쓰였다. 현재 국어사전에는 마지막 보기처럼 ‘세게 동이거나 묶다’의 뜻으로 쓰인 ‘꿍치다’가 올림말로 올랐을 뿐이다. ‘꿍치다’란 말에 ‘단단히 숨기거나 간직하다’는 뜻이 생긴 셈인데, 이는 ‘세게 동이거나 묶다’는 의미에서 번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갈래를 새로 하나 잡아 확대된 뜻을 올려야 할 필요가 생긴다. 이처럼 말은 하나이지만 뜻이 여럿으로 쓰이는 낱말을 ‘다의어’라 한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21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79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789
70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風文 2023.11.10 1444
69 피동형을 즐기라 風文 2023.11.11 1286
68 귀 잡수시다? 風文 2023.11.11 1343
67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風文 2023.11.14 1332
66 본정통(本町通) 風文 2023.11.14 1368
65 조의금 봉투 風文 2023.11.15 1285
64 후텁지근한 風文 2023.11.15 1539
63 붓다 / 붇다 風文 2023.11.15 1333
62 저리다 / 절이다 風文 2023.11.15 1313
61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1105
60 쓰봉 風文 2023.11.16 1185
59 까치발 風文 2023.11.20 1286
58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1320
57 주현씨가 말했다 風文 2023.11.21 1323
56 군색한, 궁색한 風文 2023.11.21 1188
55 몰래 요동치는 말 風文 2023.11.22 1175
54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1325
53 내색 風文 2023.11.24 1085
52 ‘개덥다’고? 風文 2023.11.24 1557
51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1354
50 '마징가 Z'와 'DMZ' 風文 2023.11.25 1470
49 흰 백일홍? 風文 2023.11.27 183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