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5490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뛰다’와 ‘달리다’

광복 뒤로 얼마 동안은 초등학교 운동회 때면 “달려라! 달려라! 우리 백군 달려라!” 하는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육이오 동란을 지나고 언제부터인가 그것이 “뛰어라! 뛰어라! 우리 백군 뛰어라!” 하는 소리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즘은 온 나라 젊은이가 너나없이 ‘뛰다’와 ‘달리다’를 올바로 가려 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아예 두 낱말의 뜻이 본디 어떻게 다른지도 모르게 되어 버렸다.

그나마 다행스런 일은 국어사전들이 이들 두 낱말의 본디 뜻을 그런대로 밝혀 놓았다는 사실이다. ‘뛰다’는 “있던 자리로부터 몸을 높이 솟구쳐 오르다” 또는 “몸이 솟구쳐 오르다”, ‘달리다’는 “‘닫다’의 사동사” “달음질쳐 빨리 가거나 오다” 또는 “빨리 가게 하다” “뛰어서 가다” 이렇게 풀이해 놓았다. 두 낱말의 뜻이 헷갈릴 수 없을 만큼 다르다는 것은 짐작할 만하다. 하지만 국어사전에서도 ‘달리다’를 “뛰어가다” 또는 “뛰어서 가다”라고 풀이해서 ‘달리다’와 ‘뛰다’가 서로 헷갈릴 빌미를 두었다.

‘뛰다’는 본디 “제 자리에서 몸을 솟구쳐 오르는 것”이고, ‘달리다’는 본디 “빠르게 앞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하면 또렷하고 올바르다. 하지만 이런 본디 뜻을 올바로 가린다 해도 쓰임새에서는 조심스레 가늠할 일이 없지 않다. ‘뛰다’는 ‘뛰어 오다’와 ‘뛰어 가다’ 또는 ‘뜀박질’ 같은 쓰임새가 있어서 ‘달리다’ 쪽으로 자꾸 다가오기 때문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292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934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4561
2992 어떠태? 바람의종 2013.01.21 20040
2991 등용문 바람의종 2013.01.15 17971
2990 두루 흐린 온누리 바람의종 2013.01.04 20967
2989 감질맛, 감칠맛 바람의종 2012.12.24 30234
2988 피랍되다 바람의종 2012.12.21 23960
2987 통음 바람의종 2012.12.21 21189
2986 상봉, 조우, 해후 바람의종 2012.12.17 21929
2985 폭탄주! 말지 말자. 바람의종 2012.12.17 19024
2984 외래어 합성어 적기 1 바람의종 2012.12.12 20360
2983 온몸이 노근하고 찌뿌둥하다 바람의종 2012.12.12 24152
2982 미소를 / 활기를 / 운을 띄우다 바람의종 2012.12.12 37881
2981 자잘못을 가리다 바람의종 2012.12.11 25841
2980 수뢰 바람의종 2012.12.11 17880
2979 금도(襟度) 바람의종 2012.12.10 17641
2978 박물관은 살아있다 2 바람의종 2012.12.10 23795
2977 달디달다, 다디달다 바람의종 2012.12.05 21343
2976 썰매를 지치다 바람의종 2012.12.05 21502
2975 자처하다, 자청하다 바람의종 2012.12.04 26117
2974 바이러스 바람의종 2012.12.04 17188
2973 수입산? 외국산? 바람의종 2012.12.03 18858
2972 외곬, 외골수 바람의종 2012.12.03 17763
2971 서식지, 군락지, 군집, 자생지 바람의종 2012.11.30 2086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