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5422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뛰다’와 ‘달리다’

광복 뒤로 얼마 동안은 초등학교 운동회 때면 “달려라! 달려라! 우리 백군 달려라!” 하는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육이오 동란을 지나고 언제부터인가 그것이 “뛰어라! 뛰어라! 우리 백군 뛰어라!” 하는 소리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즘은 온 나라 젊은이가 너나없이 ‘뛰다’와 ‘달리다’를 올바로 가려 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아예 두 낱말의 뜻이 본디 어떻게 다른지도 모르게 되어 버렸다.

그나마 다행스런 일은 국어사전들이 이들 두 낱말의 본디 뜻을 그런대로 밝혀 놓았다는 사실이다. ‘뛰다’는 “있던 자리로부터 몸을 높이 솟구쳐 오르다” 또는 “몸이 솟구쳐 오르다”, ‘달리다’는 “‘닫다’의 사동사” “달음질쳐 빨리 가거나 오다” 또는 “빨리 가게 하다” “뛰어서 가다” 이렇게 풀이해 놓았다. 두 낱말의 뜻이 헷갈릴 수 없을 만큼 다르다는 것은 짐작할 만하다. 하지만 국어사전에서도 ‘달리다’를 “뛰어가다” 또는 “뛰어서 가다”라고 풀이해서 ‘달리다’와 ‘뛰다’가 서로 헷갈릴 빌미를 두었다.

‘뛰다’는 본디 “제 자리에서 몸을 솟구쳐 오르는 것”이고, ‘달리다’는 본디 “빠르게 앞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하면 또렷하고 올바르다. 하지만 이런 본디 뜻을 올바로 가린다 해도 쓰임새에서는 조심스레 가늠할 일이 없지 않다. ‘뛰다’는 ‘뛰어 오다’와 ‘뛰어 가다’ 또는 ‘뜀박질’ 같은 쓰임새가 있어서 ‘달리다’ 쪽으로 자꾸 다가오기 때문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36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88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907
44 줄여 쓰는 말 바람의종 2007.11.07 10674
43 복수 표준어 바람의종 2007.11.07 6998
42 는개와 느리 바람의종 2007.11.07 10345
41 책보따리·책보퉁이 바람의종 2007.11.06 8371
40 칼미크말 바람의종 2007.11.06 7216
39 낚시질 바람의종 2007.11.05 6985
38 지역 언어 바람의종 2007.11.05 6751
» ‘뛰다’와 ‘달리다’ 바람의종 2007.11.05 5422
36 야단벼락/혼벼락 바람의종 2007.11.04 8093
35 언어 보존 바람의종 2007.11.04 6956
34 여성상과 새말 바람의종 2007.11.04 8764
33 금과 줄 바람의종 2007.11.03 5680
32 쉽게 찾기 바람의종 2007.11.03 6307
31 미혼남·미혼녀 바람의종 2007.11.02 9688
30 만주말 바람의종 2007.11.02 6855
29 댓글 바람의종 2007.11.01 5326
28 소설속 고장말 바람의종 2007.11.01 9135
27 엎어지다와 자빠지다 바람의종 2007.10.31 7917
26 사라져가는 언어(2) 바람의종 2007.10.31 7081
25 새말과 사전 바람의종 2007.10.31 6035
24 사전과 방언 바람의종 2007.10.28 5947
23 ‘강한 바람’만인가? 바람의종 2007.10.27 685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