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1.01 11:26

소설속 고장말

조회 수 9339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소설속 고장말

괜찮은 소설들을 읽다보면 모를 말들이 꽤 나오는데도 그냥 큰 줄거리를 따라 어림으로 읽고 지나친다. 박경리의 소설〈토지〉에는 ‘가이방하다’(비슷하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전북 방언 화자인 필자는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깝치다’가 나와서 ‘까불다’가 아닐까 생각했더니 ‘재촉하다’는 뜻이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는 ‘느자구’(싹수)가 나오는데 필자는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다. ‘비문하다’(어련하다), ‘왈기다’(으르다), ‘종그다’(노리다), ‘뜨광하다’(뜨악하다) 등 그동안 들어본 적이 없는 낱말들이 상당히 많다.

최명희의 소설〈혼불〉을 보면 ‘보독씨리다’(부리다·넘어뜨리다), ‘애돌하다’(안타까워하다), ‘사운거리다’(살랑거리다) 등 전북 사투리가 많이 나온다. 다른 방언의 화자들이 잘 모르는 말들이다.

소설에는 지역에서 사용하는 독특한 말들이 숱하게 녹아서 실려 있다. 그런데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어려운 고장말을 독자들이 이해하지 않은 채 읽고 넘긴다. 방언사전과 어휘사전이 일부 나와 있기는 하지만 일반인들이 구입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독자들은 소설에 나오는 고장말을 이해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 문제를 해결하자면 우선 지방 정부가 지역 언어를 다루는 정책을 제대로 펼쳐야 한다. 중앙 정부도 표준어 정책과 아울러 방언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각 고장말 조사·보급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58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09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054
1918 보어 바람의종 2010.02.21 9150
1917 그분이요? / 그분이오? 바람의종 2012.10.17 9150
1916 정종 바람의종 2007.10.24 9148
1915 싸다와 누다 바람의종 2009.10.01 9144
1914 넋살탕 바람의종 2008.03.07 9143
1913 오랑캐 風磬 2007.01.19 9137
1912 바라다 / 바래다 바람의종 2008.07.18 9134
1911 남산 신성비 바람의종 2008.02.16 9129
1910 궁거운 생각! 바람의종 2010.05.28 9123
1909 겻불 바람의종 2010.08.07 9123
1908 기린아 바람의종 2007.06.07 9121
1907 '자처'와 '자청' 바람의종 2011.05.01 9121
1906 한참동안 바람의종 2007.04.23 9118
1905 돋힌 바람의종 2008.12.18 9113
1904 애매하다 바람의종 2007.10.23 9110
1903 가이없는 은혜 바람의종 2012.08.17 9109
1902 백성 바람의종 2007.07.09 9108
1901 천정부지 바람의종 2009.09.29 9108
1900 체언의 쓰임새 바람의종 2010.01.09 9105
1899 접수하다 바람의종 2010.08.06 9103
1898 무녀리 바람의종 2007.07.04 9101
1897 거슴츠레, 거슴푸레, 어슴푸레 바람의종 2009.05.15 909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