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0.20 05:29

사투리와 토박이말

조회 수 10341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투리와 토박이말

‘사투리’는 대중말(‘대중’은 ‘눈대중이 매섭다’ 하는 대중, 곧 ‘가늠’을 뜻하는 토박이말)에 맞선다. 우리가 쓰는 말에는 사투리와 대중말이 싸잡혀 있다. 대중말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온 국민이 막힘없이 주고받도록 규정에 맞추어 마련해놓은 말이고, 그 규정에서 벗어나는 우리말은 모두 사투리다. 그것에는 어느 고장에서만 쓰는 사투리도 있고, 어떤 사람이나 모둠에서만 쓰는 사투리도 있다. ‘토박이말’은 들온말(외래어)에 맞선다. 우리가 쓰는 말에는 토박이말과 들온말이 싸잡혀 있다. 우리말에는 중국과 몽골, 일본과 서양에서 들온말이 있거니와 이것들을 뺀 나머지는 토박이말이고 이것이 우리말의 알짜요 노른자위다. ‘토박이말’에는 대중말과 사투리가 있고, ‘사투리’에는 토박이말과 들온말이 있다.

‘사투리’와 ‘토박이말’은 배웠다는 사람들에게서 버림받은 낱말이다. 그들은 굳이 ‘방언/지역어’와 ‘고유어/순수국어’라는 어려운 한자말을 꾸어다 쓴다. 따져보면 ‘사투리’나 ‘토박이말’은 살갑고 올바른 낱말이지만 ‘방언/지역어’나 ‘고유어/순수국어’는 어긋나고 엉성궂은 낱말이다. ‘사투리’나 ‘토박이말’은 우리 겨레의 삶에서 나고 자라 살갑게 우리 품에 안겨들지만 ‘방언/지역어’나 ‘고유어/순수국어’는 다른 겨레의 삶에서 나고 자라 엉성궂게 우리 품을 밀어낸다. ‘사투리’나 ‘토박이말’은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낱말이고, ‘방언/지역어’나 ‘고유어/순수국어’는 창피하고 부끄러운 낱말이다.

김수업/우리말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28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891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666
3084 '미망인'이란 말 風文 2021.09.10 1149
3083 또 다른 공용어 風文 2021.09.07 967
3082 편한 마음으로 風文 2021.09.07 1256
3081 치욕의 언어 風文 2021.09.06 1137
3080 딱 그 한마디 風文 2021.09.06 1061
3079 선교와 압박 風文 2021.09.05 1011
3078 또 다른 이름 風文 2021.09.05 993
3077 옹알이 風文 2021.09.03 1322
3076 잡담의 가치 風文 2021.09.03 919
3075 언어 경찰 風文 2021.09.02 1026
3074 대명사의 탈출 風文 2021.09.02 1130
3073 말의 토착화 / 국가와 교과서 風文 2020.07.20 2393
3072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다르게 생각해야 '물건'이 보인다 風文 2020.07.19 2791
3071 사라진 아빠들 / 피빛 선동 風文 2020.07.19 2361
3070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아이디어도 끈기다 風文 2020.07.19 2740
3069 건강한 가족 / 국경일 한글날 風文 2020.07.18 2208
3068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포도밭의 철학 風文 2020.07.17 2655
3067 '명문'이라는 이름 / 가족의 의미 風文 2020.07.16 2703
3066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대기업은 싫습니다 風文 2020.07.15 2573
3065 포퓰리즘 / 특칭화의 문제 風文 2020.07.15 2363
3064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아이들은 잡초처럼 키워라 風文 2020.07.14 2610
3063 '사과'의 참뜻 / 사람의 짓 風文 2020.07.14 225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