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11 18:59
‘부럽다’의 방언형
조회 수 8843 추천 수 18 댓글 0
‘부럽다’의 방언형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는 “동네 사람들이 얼매나 불버라 하는지 아요?”에서처럼 형용사 ‘붋다'가 보인다. ‘불버라, 불버도’와 같이 쓰이는 이 말은 표준어 ‘부럽다’의 경남 방언이다. 〈한국방언자료집〉을 참고하여 정리해 보면, 경기도를 중심으로 ‘부럽다’가 쓰이고, 충청 방언과 전라 방언을 중심으로는 ‘불거도, 불거워도’처럼 ‘붉다’가 쓰이며, 경상 방언에서는 ‘불버도’와 같이 ‘붋다'가, 동사로는 ‘불버하다’가 쓰인다.
역사적으로 옛 문헌에서는 형용사 ‘븗다'와 ‘부럽다’가 두루 보인다. 이는 동사로 ‘블다’(羨)가 쓰이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형용사 ‘부럽다’는 동사 ‘블-’에 형용사를 만드는 파생접미사 ‘-업’이 연결되어 형용사가 된 것이다.
전라도 지역에서 쓰이는 형용사 ‘불겁다’는 ‘불거워도, 불거뵌다’와 같이 쓰이는데, 이는 ‘붉다’에 다시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업’이 연결되어 짜인 것이다. 경상도와 인접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불법다’는 ‘불버워도’와 같이 쓰이는데, 형용사 ‘붋다'에 다시 뒷가지 ‘-업’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동사 ‘블-’에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업’이 붙은 ‘부럽다’가 표준어로 쓰이고, 동시에 전라 방언에서는 ‘붉-’이 주된 기본형으로, 경상 방언에서는 ‘붋-’이 기본형으로 쓰인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말이 나누어지면서 지역에 따라 독특하게 쓰이는 고장말의 다양성과 상관성을 보여준다.
이태영/전북대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0368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688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1929 |
1628 | 가파르다의 활용 | 바람의종 | 2010.02.07 | 8452 |
1627 | 서방님 | 바람의종 | 2007.05.12 | 8450 |
1626 | 햇빛, 햇볕 | 바람의종 | 2008.07.24 | 8450 |
1625 | 구렛나루, 구레나루, 구렌나루 / 횡경막 / 관자노리 | 바람의종 | 2008.11.03 | 8443 |
1624 | 질풍, 강풍, 폭풍, 태풍 | 바람의종 | 2007.08.23 | 8441 |
1623 | 누리마루, 나래마루. | 바람의종 | 2009.11.15 | 8436 |
1622 | 장본인 | 바람의종 | 2007.08.14 | 8436 |
1621 | 사리 | 風磬 | 2006.12.26 | 8434 |
1620 | 두만강과 여진어 | 바람의종 | 2008.02.14 | 8432 |
1619 | 난장판 | 바람의종 | 2007.05.08 | 8432 |
1618 | 광대수염 | 바람의종 | 2008.02.13 | 8429 |
1617 | 가능·가성능/최인호 | 바람의종 | 2007.04.28 | 8421 |
1616 | 파랗다와 푸르다 | 윤영환 | 2008.09.03 | 8421 |
1615 | 비박 | 바람의종 | 2009.05.12 | 8421 |
1614 | 누비다 | 風磬 | 2006.11.01 | 8416 |
1613 | 북녘의 속담 | 바람의종 | 2010.02.08 | 8412 |
1612 | "-읍니다""-습니다" | 바람의종 | 2008.05.03 | 8412 |
1611 | 게르만 말겨레 | 바람의종 | 2008.02.05 | 8407 |
1610 | 새의 꼬리 | 바람의종 | 2010.02.07 | 8407 |
1609 | 넋두리 | 風磬 | 2006.10.30 | 8403 |
1608 | 망오지·강아지 | 바람의종 | 2008.06.13 | 8401 |
1607 | 신청·청구 | 바람의종 | 2009.07.28 | 8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