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3662 추천 수 2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도시속 신선 이야기 - 민경환
 



   2. 자살은 운명이다

  사람 팔자 시간문제라 했다. 되짚어 보면 내 팔자도 정말 우습게 바뀌어져 버렸다. 어차피 도 닦을 팔자, 무엇을 하든 똑같은 팔자 아니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앞이 캄캄한 상태에서 막연하게 전진하는 생활과 앞을 내다보며 시원스레 수련에 매진하는 생활과는 천양지차이다. 마음가짐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소복여인만 해도 그러하다. 만약 그녀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지금 과거를 잊고 좋은 배필을 만나 가정을 꾸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불필요하게 과거에 집착하고 가슴 속에 한을 품으면서 살다가 그 한을 못 이겨 자살이라는 방법을 택한 건 사정이 어떠하건 어리석은 짓에 분명한 것이다. 사람의 수명은 거의  정해져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위 말하는 천수를 다 누리고 가는 것이다. 삼풍 백화점도 성수대교도 사람들의 눈에는  어처구니없이 당한 불행한 사고로 보일지 모르나, 교통사고도 추락사고도 다 그 사람의 천수일 뿐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남아 있는 사람들은 가슴이 아플지 모르나 죽은 이는 살만큼 살다 간 것에 불과한 것이다. 과연 운명은 무엇이고 숙명은 무엇일까? 사고로 죽는 것도 천수를 다하는 거라면 자살 또한 그렇지 않을까? 불행히도 그렇지가 않다. 소복여인이 왜 저승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이승을 떠돌아야 했을까? 바로 자살이 죄가 되기 때문이다. '자살이 왜 죄가 될까?'라는 어찌  보면 뻔한 질문에 선생님은 친절하게 답을 주신다.

  "일사, 그걸 이해하려면 운명과 숙명에 대해 먼저 이해를 해야 해. 만약 내가 태어나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게 되었다면, 그 사람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건 죽기 전에 부산까지 가게 되어 있지. 그게 바로 숙명이야. 그건 바꿀 수가 없는 거지. 하지만 서울부터 부산까지 가는데, 비행기를 타고 갈지, 기차를 타고 갈지, 아니면 도보로 갈지... 그 방법은 개인이 선택을 하는 거야. 본인의 의지에 달린 문제지. 그게 바로 운명이야.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바뀌어지는 것. 이게 바로 운명인 거지."

  그렇다. 왜 자살이 죄가 되는 것일까? 자살은 선택이다. 하지만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끊어 버리는 무자비하고도 어리석은 선택이기에 죄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살을 한 경우엔 저승사자가  데리러도 안 와. 만약 60평생을 살 사람이 30세에 자살을 한다면 그 사람은 나머지 30년 동안을 이승을 떠돌며 갖은 고초를 다 겪어야 해. 그 30년이 다 지나야 저승사자도 데리러 오지."

  흔히들, 현실이 너무 괴로운 나머지 자살을 생각하게 되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만약 죽음 이후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면 결코 자살을 꿈꿀 수는 없을 것이다. 모르니 자살을 하는 것이다. 죽으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평온의 상태라 믿고, 그게 끝인 줄 알고 자살을 하는 것이다. 자살 지침서까지 나오는 세상이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유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모르기에 한 순간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자살을 한다. 본인은 물론 가족친지들의 고통은 생각지도 못한 채 말이다. 답답할 노릇이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new 風文 2024.05.22 107
공지 음악 좋아하는 그룹 : 악단광칠(ADG7) - '임을 위한 행진곡' update 風文 2024.05.18 241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20456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22977
공지 음악 Elvis Presley - Return To Sender (Remix) 風文 2023.01.01 3890
1905 '國會', 명칭부터 바꿔라 바람의종 2009.10.11 3984
1904 경주 첨성대가 천문대 맞나요? 논란 속 진실은? 바람의종 2011.11.20 39310
1903 "7대 경관,민간재단에 놀아나···후진국에서 일어날 일" 바람의종 2011.11.14 37969
1902 "국립묘지, 친일파 76명, 5월 학살 주범 4명 안장" 바람의종 2011.09.29 26572
1901 좋은글 "인간의 탐욕·조급함… 강이 울고 있어요" file 바람의종 2010.04.23 31640
1900 "한국 가톨릭인구, 세계 48위" 바람의종 2010.07.06 32574
1899 "해군기지 문정현 신부 퇴원후 폭행당해" 논란 바람의종 2012.04.27 33737
1898 좋은글 <시인들이 이야기하는 시인> 나태주 시인의 '시인' 외 風文 2022.08.02 1371
1897 음악 "단지동맹" - 영하15도 날씨 風文 2024.04.01 636
1896 동영상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범죄의 관점으로 새롭게 바라본 대한민국의 민주화 | 명탐정 사피 [알쓸범잡] 風文 2022.08.28 1352
1895 음악 "이 새끼" 노래자랑 1위 팀 (천공 등장) 風文 2024.04.08 671
1894 'ㅢ' 의 발음 바람의종 2012.11.28 47928
1893 '긴 이야기(novel)'가 어째서 '小說'이 되었을까? 바람의종 2009.11.03 4234
1892 낄낄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vs '광고패러디' 1 風文 2023.05.03 1543
1891 '대통령'은 일본식 용어 바람의종 2009.10.27 4350
1890 '독도는 조선땅'..日지도 첫 공개 바람의종 2010.04.01 34916
1889 좋은글 '먼저 먼 길을 떠나셨네요' 이해인 수녀의 법정스님 추모글 바람의종 2010.03.14 26811
1888 '무소유' 법정 스님, 위중 바람의종 2010.03.05 26274
1887 '서거(逝去)' 역시 일본식 한자 바람의종 2009.11.29 413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