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19 09:02

할 말이 없다.

조회 수 5269 추천 수 5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할 말이 없다.

  이조 때 재상으로 초기에 황희요, 말기에 김재찬이라하여 황금 마구리라는 말까지 생기게 한 김재찬에 관해 이런 얘기가 있다.

  그가 처음 문과 급제하자 무신 이창운의 눈여긴 바 되어 그의 종사관이 되었는데 마음에 교만한 생각이 있어 불러도 잘 가지 않았다. 그랬더니 이창운이 대노하여 군령으로 베이겠다고 곧 잡아 들이란다. 그제사 크게 놀라 아버지 욱(역시 대신을 지낸 분)께  들어가 살려 달라고 비니 "네가 방자하여 체례를 업신여겨 저지른 일이니 낸들 어찌하랴"하고 꾸짖고는 편지 한 장을 돌려 보냈다. 이창운이 잡아 들여 끓여 놓고 노대감의 편지가 있다기에 받아 뜯어 보니 아무 것도 쓰지 않은 백지가 들어 있을 뿐이다. 할 말이 없노라는 뜻.

  "내 너를 죽일 것이로되 대감 낯을 보아 살려 준다" 하고는 한 곳에 가두고 평안도 지리와 군비에 대하여 상세히 가르쳐 주고는 강을 받는다. 이렇게 하기를 수십일 만에 타이른다.
  "일후에 반드시 쓸 기회가 있으리라. 내 그대를 그릇으로 보고 부탁하는 것이니 부디 잊지 말라"

  나중 대신의 반열에 오른 뒤 홍경래의 난이 터졌는데 온 조정이 오직 황황할 뿐이라, 공이 일부러 행차를 천천히 하여 대로를 지나 민심을 가라앉히고 손에서 바람이 일도록 지휘하여 이를 평정하니 모두 이십여년 전 이창운의 교시한 바를 활용한 것이었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new 風文 2024.05.22 107
공지 음악 좋아하는 그룹 : 악단광칠(ADG7) - '임을 위한 행진곡' update 風文 2024.05.18 241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20554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23062
공지 음악 Elvis Presley - Return To Sender (Remix) 風文 2023.01.01 4007
62 한단지몽 바람의종 2008.03.31 5459
61 한때 하인의 위치에 머물렀던 작곡가들의 지위 바람의종 2010.04.07 4655
60 낄낄 한발 늦은 극으로 치닫은 스카이캐슬 성대모사 5탄!! 風文 2020.07.12 2436
59 음악 한영애 19991217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콘서트 風文 2022.11.13 1199
58 음악 한영애 - 바람 風文 2022.08.16 1328
57 음악 한영애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風文 2022.08.15 1530
56 음악 한영애 - 이별의 종착역 風文 2022.08.16 1042
55 동영상 한영애 공연 (코뿔소제공) 風文 2022.11.08 1585
54 한일병합 100주년? 바람의종 2009.02.12 28086
» 할 말이 없다. 바람의종 2008.07.19 5269
52 좋은글 할아버지의 간장 바람의종 2010.04.10 35886
51 함흥차사 바람의종 2008.07.21 5696
50 항상 차 있는 늘보의 배 바람의종 2010.04.13 4387
49 동영상 해군 의장대 風文 2014.12.24 28993
48 동영상 해군, 해병 공동 의장대. 風文 2014.12.24 46706
47 해로동혈 바람의종 2008.04.01 5226
46 좋은글 해야 할 일을 風文 2023.01.28 1430
45 햄릿과 동 키호테 바람의종 2007.10.20 5100
44 행복은 무엇입니까? 바람의종 2010.03.15 459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