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19 09:02

할 말이 없다.

조회 수 5549 추천 수 5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할 말이 없다.

  이조 때 재상으로 초기에 황희요, 말기에 김재찬이라하여 황금 마구리라는 말까지 생기게 한 김재찬에 관해 이런 얘기가 있다.

  그가 처음 문과 급제하자 무신 이창운의 눈여긴 바 되어 그의 종사관이 되었는데 마음에 교만한 생각이 있어 불러도 잘 가지 않았다. 그랬더니 이창운이 대노하여 군령으로 베이겠다고 곧 잡아 들이란다. 그제사 크게 놀라 아버지 욱(역시 대신을 지낸 분)께  들어가 살려 달라고 비니 "네가 방자하여 체례를 업신여겨 저지른 일이니 낸들 어찌하랴"하고 꾸짖고는 편지 한 장을 돌려 보냈다. 이창운이 잡아 들여 끓여 놓고 노대감의 편지가 있다기에 받아 뜯어 보니 아무 것도 쓰지 않은 백지가 들어 있을 뿐이다. 할 말이 없노라는 뜻.

  "내 너를 죽일 것이로되 대감 낯을 보아 살려 준다" 하고는 한 곳에 가두고 평안도 지리와 군비에 대하여 상세히 가르쳐 주고는 강을 받는다. 이렇게 하기를 수십일 만에 타이른다.
  "일후에 반드시 쓸 기회가 있으리라. 내 그대를 그릇으로 보고 부탁하는 것이니 부디 잊지 말라"

  나중 대신의 반열에 오른 뒤 홍경래의 난이 터졌는데 온 조정이 오직 황황할 뿐이라, 공이 일부러 행차를 천천히 하여 대로를 지나 민심을 가라앉히고 손에서 바람이 일도록 지휘하여 이를 평정하니 모두 이십여년 전 이창운의 교시한 바를 활용한 것이었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風文 2024.05.22 9579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40900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43174
공지 동영상 U2 - With Or Without You (U2 At The BBC) 風文 2019.06.20 4742
904 함흥차사 바람의종 2008.07.21 5937
» 할 말이 없다. 바람의종 2008.07.19 5549
902 한 다리가 짧은 게 아니라 길어 바람의종 2008.07.18 5491
901 평양의 황고집 바람의종 2008.07.17 4403
900 태종우 바람의종 2008.07.16 4754
899 칠십에 능참봉을 하나 했더니 한 달에 거동이 스물 아홉번이라 바람의종 2008.07.12 5538
898 충주의 자린고비 바람의종 2008.07.10 4475
897 춘몽을 하가진신고? 바람의종 2008.07.06 5347
896 체할라 버들 잎 띄워 물 좀 먹고 바람의종 2008.07.04 5898
895 청기와쟁이 심사 바람의종 2008.07.03 4757
894 지화난독 바람의종 2008.07.02 4383
893 존염은 표장부 바람의종 2008.07.01 4963
892 제호탕 바람의종 2008.06.28 5147
891 전조림 바람의종 2008.06.27 5188
890 인왕산 모르는 호랑이 없다 바람의종 2008.06.25 4815
889 을축 갑자 바람의종 2008.06.24 6373
888 용병하는 술모라 바람의종 2008.06.23 5257
887 오비가 삼척이라 바람의종 2008.06.22 4968
886 예황제 부럽지 않다 바람의종 2008.06.21 548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