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17 12:33

평양의 황고집

조회 수 4255 추천 수 4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평양의 황고집

  평양 외성에 황순승이라는 진사가 한 분 있었다. 연대도 과히 오래지 않은 분이다. 성정이 고지식하고 곧아 남이 고집이라고 별명 지으니, 또 그리 싫어하지 않고 집암이라고 스스로 호하였다.

  한 번은 나귀를 타고 지나는데 도둑의 떼가 나타나 물건을 뺏는다. 선선하게 내려서서 고삐를 내어 주고 채찍마저 내어주며 하는 말이 "하 쇠약해서 때리질 않으면 가질 않습니다" 도둑놈 대장이 한참 보더니 "댁이 외성 황고집 황진사 아니요?"하고 도로 주고 갔다 한다. 도둑들도 그런 분의 물건 뺏기에는 마음이 꺼렸던 모양이다.

  한 번은 서울을 왔다가 평양에 벼슬 살러 왔던 친한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동행들이 같이 조상 가자고 하니까 "그 사람하고 나 사이에 볼 일 보러 왔던 끝에 조상 한 대서야 말이 되느냐?" 고 그 길로 평양 5백 5십리 길을 부지런히 내려가 다시 되짚어 올라와서 조문을 하였다 한다.

  어떻게 와전되었는지 '황꼽재기'라고 인색한 사람의대명사처럼 전하는 이가 있으나 근엄하고 규모가 있었을 뿐 그에게는 가당치 않은 얘기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음악 임을 위한 행진곡 - 최도은 update 風文 2024.05.26 1627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風文 2024.05.22 7125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33145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35510
1017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웨딩드레스의 색깔 논쟁 바람의종 2010.11.16 4096
1016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체면치레를 좋아하는 영국인들의 웨딩마치 바람의종 2010.11.11 3699
1015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결혼 착수금? 바람의종 2010.11.10 4063
1014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깨지는 순결신화 바람의종 2010.11.05 3756
1013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신부를 약탈하던 풍습 바람의종 2010.11.03 3679
1012 도시 속 신선 이야기 - 12. 내 조그마한 스승 1 바람의종 2010.08.07 4398
1011 도시 속 신선 이야기 - 11 바람의종 2010.08.05 4111
1010 도시속 신선 이야기 - 10 바람의종 2010.07.26 4042
1009 도시속 신선 이야기 - 9 바람의종 2010.07.23 3634
1008 도시속 신선 이야기 - 7, 8 바람의종 2010.07.18 3636
1007 도시속 신선 이야기 - 6. 한당선생님의 안배 바람의종 2010.07.12 3781
1006 도시속 신선 이야기 - 5. 천서와의 만남 바람의종 2010.07.05 4080
1005 도시속 신선 이야기 - 4. 동자야, 선녀야! 같이 놀자 바람의종 2010.06.08 3819
1004 도시속 신선 이야기 - 3. 수련 단계에 대한 욕심 바람의종 2010.06.01 3617
1003 도시속 신선 이야기 - 자살은 운명이다 바람의종 2010.05.31 3751
1002 도시속 신선 이야기 - 때아닌 귀신소동 바람의종 2010.05.30 3315
1001 지구의 종말은 올 것인가 바람의종 2010.05.28 3400
1000 남북전쟁 때의 유령 바람의종 2010.05.18 3551
999 우주에서 온 흡혈귀 바람의종 2010.05.17 357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