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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할라 버들 잎 띄워 물 좀 먹고


  이조의 대표적 폭군인 연산군 때에 이장곤이라는 교리 벼슬하는 이가 있었다. 임금에게 미움을 사서 거제도로 귀양을 가 있었는데, 날이 갈수록 세상이 어수선하여 이제 더욱 신변의 위험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 몰래 탈출하여 지향없는 방랑의 길을 떠나게 되었는데, 함흥 지경에 이르러 어느 우물가 물 긷는 처녀 아이를 보고 물 한 모금 먹게 해 달라고 청했더니, 물을 한 바가지 떠서 들고는 손님 얼굴을 흘낏 쳐다 보더니 옆의 버드나무 잎을 주루루 훑어 띄워서 준다.

  목 말랐던 끝에 물을 청해 시원하게 마시려고 하였는데 버들잎이 섞여 있어 후후 불며 한참만에야 마실만큼 마셨는데, 그러고 보니 이상한 생각이 든다. 그래 버들잎을 띄운 내력을 물으니까 하는 말이다.

  "냉수에 체하면 약도 없답니다. 보아하니 손님께서는 너무나 기갈에 지쳐 계신데, 갑자기 찬물을 자시고 병나실까 겁나 천천히 드시라고 그랬을 뿐입니다"

  그래 그 아이의 집을 물으니 사회에서 천시받는 고리 백정의 집이었다. 잘 말하여 그 색시에게 장가들고 그 집 사위가 되었으나 한 가지도 일을 도울 줄은 몰라 무진한 천대를 받다가 중종의 반정을 만나 서울로 돌아오고 천한 출신이지만 정실부인으로 맞이하여 해로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중국의 사마광이 독을 깨뜨려 친구를 구했다는 얘기만큼이나 자라는 아이들에게도 들려줄만한 슬기로운 얘기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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