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28 20:37

제호탕

조회 수 4852 추천 수 4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제호탕

  이것은 여러 가지 향기로운 재료를 넣어서 다려 식히고, 거기에 꿀을 타 얼음에 채웠다 먹는 극히 고급에 속하는 청량음료요 약이다.

  임진왜란 때 외교수완으로 공헌이 컸던 한음 이덕형은 이항복과의 해학으로 유명하거니와 장난은 '오성'의 짓이 많지 그는 좋은 상대였을 뿐인 것 같다.

  그가 임금을 모시고 피난길에서 돌아와 영의정으로서 창덕궁 중수의 도제조를 겸해 주야로 분주했을 때 일이다. 때마침 복중이요, 집에서 들여오는 공고상으로는 식사가 도무지 마땅하질 않아 대궐 가까이다 조그만 집을 마련하고 소실을 하나 두었다. 여색을 탐내서가 아니라 잠깐잠깐 들려 쉬기도하고 때를 놓쳤을 때 식사도 하기 위하여서다.

  하루는 한여름 더위에 허덕이며 제호탕이나 한 그릇 먹었으면 하고 소실 집에 들어서는 즉시로 손을 내밀었는데 선뜻 갖다 바치는데 어느새 마련해 두었는지 자기가 찾는 제호탕이다. 그는 한참 여인의 얼굴을 쳐다 보다가 그 길로 돌아서 나와 그 길로 발을 끊었다. 여인을 영영 버린 것이다. 얼마 뒤 오성이 찾아갔다가 그 사실을 알고 한음을 붙잡고 물었다. 그 계집을 버렸다니 어쩐 일이냐고.

  "그 날 목이 무척 타서 제호탕을 생각하며 손을 내밀었더니 선뜻 내어주는게 어떻게나 영리하고 귀여운지... 그러기로 지금 이 시국에 명색이 대신으로서 한 계집에 혹해 있게 됐습니까? 그래서 딱 그만 끊어버린 것이죠"

  이 말에는 오성도 그만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고 한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new 風文 2024.05.22 107
공지 음악 좋아하는 그룹 : 악단광칠(ADG7) - '임을 위한 행진곡' update 風文 2024.05.18 241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20314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22825
공지 음악 Elvis Presley - Return To Sender (Remix) 風文 2023.01.01 3717
1639 카이사의 것은 카이사에게로 바람의종 2007.09.26 4225
1638 안녕하세요 오재훈입니다 2 secret 오재훈 2007.09.28 14797
1637 카인의 저주 바람의종 2007.09.28 4018
1636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바람의종 2007.09.29 3998
1635 콜럼부스의 달걀 바람의종 2007.10.05 3822
1634 쿼 바디스 바람의종 2007.10.06 4887
1633 클레오파트라의 코 바람의종 2007.10.08 4321
1632 탄타로스의 갈증 바람의종 2007.10.09 4086
1631 통곡의 벽 바람의종 2007.10.10 4028
1630 판도라의 상자 바람의종 2007.10.11 3838
1629 패각추방 바람의종 2007.10.12 3947
1628 종님 3 하늘지기 2007.10.12 19256
1627 폼페이 최후의 날 바람의종 2007.10.13 3800
1626 프로크라스테스의 침대 바람의종 2007.10.14 5054
1625 플라토닉 러브 바람의종 2007.10.16 4129
1624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는다 바람의종 2007.10.17 4629
1623 학문에 왕도가 없다 바람의종 2007.10.18 4890
1622 한 알의 밀이 죽지 않는다면 바람의종 2007.10.19 4760
1621 햄릿과 동 키호테 바람의종 2007.10.20 510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