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3 20:33

나 먹을 것은 없군

조회 수 4396 추천 수 2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나 먹을 것은 없군

  지금도 정초면 온 백성들이 지극한 관심을 갖고 대하는 토정비결을 만든 이지함은 한산 이씨로 임란 때 영의정을 지낸 이산해의 친 삼촌이다. 그는 항해술에 남다른 기술을 가지고 있어 바다 다니기를 육지처럼 하였다 하며 또 전도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어 세상에서 이인 소리를 듣는 분이다. 그가 남다른 재주와 포부를 갖고도 뒤늦게 경기도의 포천 현감이라는 미관 말직에 취임했을 때의 일이다.

  모두들 대신의 숙부시라고 특별히 마음을 써서 산촌 읍 치고는 최고로 차려다 놓고 잡숫기를 권했더니 상을 휘둘러 보고 나서 "먹을 게 없군!" 한다. 모두 황송해서 상을 물려 전 보다 더 호화롭게 차려다 올렸더니 젓가락을 집지도 않고 또 "나 먹을 건 없군!" 한다. 모두 도리가 없어 마당에 거적을 깔고 죄 주기를 청했더니(석고대죄) "너희 고을에서는 산채가 많이 날 것이 아니냐? 그 산채로 된장국을 끓이고 밥은 오곡잡곡밥으로 지어서 한 그릇 수북히 담아 오너라. 나는 그것이라야 먹느니라"

  그리하여 재임기간 계속 이런 식사로 일관하였다 한다. 또 여행을 즐기어 '새옹'이라고 조금만 솟을 갓삼아 쓰고 다니다 경치 좋은 곳이면 벗어서 닦아 밥을 지어 먹고 다녔다고도 한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風文 2024.05.22 9579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40871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43126
공지 동영상 U2 - With Or Without You (U2 At The BBC) 風文 2019.06.20 4740
866 허물을 덮어주는 고양이 바람의종 2010.08.27 31513
865 좋은글 ‘사람의 눈’이 필요한 때입니다 바람의종 2010.08.25 27153
864 호수가 돼라 바람의종 2010.08.20 29593
863 신라는 한때 가야의 '속국'이었다 바람의종 2010.08.19 30381
862 논란 일으킨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강연 동영상 바람의종 2010.08.17 23176
861 좋은글 강은 차라리 평화롭게 보인다 바람의종 2010.08.17 24987
860 좋은글 병산 서원을 휘돌아 가던 아름다운 물길을 기억하시나요? 바람의종 2010.08.13 23584
859 단골집 바람의종 2010.08.13 23630
858 좋은글 이 정권엔 목숨 걸고 MB 말릴 사람 없나 바람의종 2010.08.11 24586
857 좋은글 오리섬 이야기 2 바람의종 2010.08.10 25302
856 무표정한 사람들 푸른골 2010.08.08 25267
855 도시 속 신선 이야기 - 12. 내 조그마한 스승 1 바람의종 2010.08.07 4480
854 호롱불 바람의종 2010.08.06 29573
853 도시 속 신선 이야기 - 11 바람의종 2010.08.05 4194
852 강을 죽이고 주검을 뜯던 시절 바람의종 2010.08.04 27911
851 좋은글 송사리떼 헤엄치는 것이 보이시나요? 바람의종 2010.08.04 27728
850 좋은글 저는 이 강가에서 수달을 마지막으로 본 세대가 될지도 모릅니다. 바람의종 2010.07.31 26758
849 좋은글 스스로 행복을 버릴 때 바람의종 2010.07.31 29170
848 좋은글 하회 나루에서 바람의종 2010.07.30 249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