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3 20:33

나 먹을 것은 없군

조회 수 4320 추천 수 2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나 먹을 것은 없군

  지금도 정초면 온 백성들이 지극한 관심을 갖고 대하는 토정비결을 만든 이지함은 한산 이씨로 임란 때 영의정을 지낸 이산해의 친 삼촌이다. 그는 항해술에 남다른 기술을 가지고 있어 바다 다니기를 육지처럼 하였다 하며 또 전도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어 세상에서 이인 소리를 듣는 분이다. 그가 남다른 재주와 포부를 갖고도 뒤늦게 경기도의 포천 현감이라는 미관 말직에 취임했을 때의 일이다.

  모두들 대신의 숙부시라고 특별히 마음을 써서 산촌 읍 치고는 최고로 차려다 놓고 잡숫기를 권했더니 상을 휘둘러 보고 나서 "먹을 게 없군!" 한다. 모두 황송해서 상을 물려 전 보다 더 호화롭게 차려다 올렸더니 젓가락을 집지도 않고 또 "나 먹을 건 없군!" 한다. 모두 도리가 없어 마당에 거적을 깔고 죄 주기를 청했더니(석고대죄) "너희 고을에서는 산채가 많이 날 것이 아니냐? 그 산채로 된장국을 끓이고 밥은 오곡잡곡밥으로 지어서 한 그릇 수북히 담아 오너라. 나는 그것이라야 먹느니라"

  그리하여 재임기간 계속 이런 식사로 일관하였다 한다. 또 여행을 즐기어 '새옹'이라고 조금만 솟을 갓삼아 쓰고 다니다 경치 좋은 곳이면 벗어서 닦아 밥을 지어 먹고 다녔다고도 한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風文 2024.05.22 8163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35697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38066
공지 동영상 U2 - With Or Without You (U2 At The BBC) update 風文 2019.06.20 3419
1074 라뷔린토스의 미궁 바람의종 2010.03.26 3600
1073 노다지 바람의종 2008.04.24 3602
1072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2. 유령들의 축제 바람의종 2011.11.20 3604
1071 르네상스, 무엇이 문제인가? 바람의종 2009.08.06 3611
1070 미망인 바람의종 2008.01.08 3613
1069 동영상 The Carpenters - Top Of The World (1973) 風文 2020.06.17 3616
1068 대장장이 발칸 바람의종 2007.02.11 3625
1067 다리가 달린 물고기처럼 생긴 엑소로톨 바람의종 2010.04.17 3629
1066 동영상 청하 - 벌써 12시 風文 2020.07.31 3634
1065 알함브라 성 바람의종 2010.04.24 3636
1064 기호지세 바람의종 2007.12.15 3647
1063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4.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라면 죽음까지도 불사한 여성들 바람의종 2011.12.21 3649
1062 유럽중심주의 역사학은 누가 만들었나 바람의종 2009.07.17 3659
1061 미국 문학 속에서 캐낸 호기심 바람의종 2010.03.23 3659
1060 소크라테스의 아내 바람의종 2007.07.07 3663
1059 재미있는 계산 바람의종 2010.03.12 3663
1058 도시속 신선 이야기 - 3. 수련 단계에 대한 욕심 바람의종 2010.06.01 3664
1057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2. 금요일은 악마의 안식일 바람의종 2011.10.27 3669
1056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2.고양이의 목숨은 9개다 바람의종 2011.10.25 367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