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16 02:03

주지육림

조회 수 4424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주지육림

  물 대신에 술에 담긴 못과 나무 대신에 마른 고기가 우거진 숲.

  하나라의 걸왕과 은나라의 주왕은 고대 중국에 있어서의 폭군 음주의 전형. 두 제황은 한 가지로 재지와 무용을 지녔으면서도 매희라는 요녀, 달기라는 독부에게 홀려 주색의 향락으로 자신과 함께 나라를 망쳤다. 두 제왕은 총애하는 여인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제왕으로서의 온갖 권력과 부력을 탕진했던 것이니 대충 아래와 같다.

  하나라의 걸왕은 자신이 무찌른 유시씨의 나라에서 공물로 보내어진 매희에게 홀려 보석과 상아로 가꾸어진 호탕한 궁전을 짓고 그녀의 소원대로 국내에서 3천여 명의 미소녀를 모아 5색으로 수놓인 옷으로 단장케하고 눈부신 춤과 음악으로 날을 보내었다. 또한 매희의 제안에 따라 궁원의 일각에다 커다란 못을 팠다. 그 밑 바닥에는 새하얀 자갈돌을 깔고 물 대신 향기로운 술을 충만케 했으며 못 둘레에는 고기로 언덕을 만들고 나무 대신에 마른 고기의 숲을 꾸몄다. 왕은 매희와 함께 술의 못에 배를 띄우고 못 둘레에서는 3천 명의 미소녀가 가락에 맞추어서 춤을 추다가 북소리가 울리면 못으로 뛰어와서 술을 마시고 또한 우거진 마른 고기를 먹는 양을 바라보며 즐겼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니 국고는 탕진되고 민심은 이탈하여 멸망의 날이 온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은나라의 주왕 역시 유소씨의 나라에서 바쳐진 달기에게 흘렸거니와 그녀는 희대의 미모에다 음분함을 겸한 독부였다. 주왕은 그녀의 끝없는 욕망을 채워주기 위하여 호탕한 궁전을 짓고 주지 육림을 마련하기를 잊지 않았다. 그 미주의 못가에서는 실오라기 한 안 걸친 남녀들이 좇으니 쫓기우느니 하며 춤추면 황홀한 심사로 그것을 바라보는 달기의 볼에 음란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러한 광연이 백 스무날 동안이나 주야로 계속되니 그 광태를 조심스레 충고하는 신하도 이었으나 그들은 도리어 황제를 비방하다는 명목으로 잔인하게 죽이는 형벌을 당하였다. 기름을 바른 구리 기둥에서 불더미 속으로 미끄러져 죽는 희생자의 모습까지가 잔인한 달기의 음욕을 부채질해 주는 것이었다.

  주왕은 마침내 주나라 무왕의 혁명으로 망했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風文 2024.05.22 9435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39359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41756
공지 동영상 U2 - With Or Without You (U2 At The BBC) 風文 2019.06.20 4594
1094 미친 대제 이야기 바람의종 2010.03.03 3617
1093 동영상 송가인 - 단장의 미아리고개 風文 2020.08.09 3617
1092 13일의 금요일 바람의종 2007.07.17 3618
1091 우주에서 온 흡혈귀 바람의종 2010.05.17 3628
1090 다모클레스의 칼 바람의종 2007.02.08 3637
1089 근대적 인종주의의 본격적 발전 바람의종 2009.10.02 3637
1088 교언영색 바람의종 2007.11.03 3645
1087 경원 바람의종 2007.10.27 3646
1086 노스탈쟈(nostalgia) 바람의종 2007.02.01 3648
1085 노다지 바람의종 2008.04.24 3651
1084 동영상 세계 1위 아카펠라 風文 2020.07.28 3664
1083 동영상 인간문화재 손녀 정소리! 風文 2020.07.28 3664
1082 다리가 달린 물고기처럼 생긴 엑소로톨 바람의종 2010.04.17 3667
1081 알함브라 성 바람의종 2010.04.24 3671
1080 금성탕지 바람의종 2007.11.10 3679
1079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2. 유령들의 축제 바람의종 2011.11.20 3679
1078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4.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라면 죽음까지도 불사한 여성들 바람의종 2011.12.21 3685
1077 라뷔린토스의 미궁 바람의종 2010.03.26 3691
1076 소크라테스의 아내 바람의종 2007.07.07 36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