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1 10:05

수서양단

조회 수 4625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수서양단

  쥐는 의심이 많으므로 구멍에서 목만 내놓고 나올까 말까 진퇴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처럼 태도 결정이 확실하지 못함을 말한다.

  전한 제4대 경제에서 제5대 무제 연간에 위기후와 무안후 두 사람은 좋은 적수였다. 무안후가 아직 어렸을 때 위기후는 대장군이었는데 경제 만년에는 무안후도 상당한 자리에 있었고 경제가 죽은 후로는 거꾸로 무안후가 재상이요 위기후는 차츰 몰락해 가는 과정이었다. 두 사람이 결정적으로 견원지간이 된 것은 위기후의 친구인 강직한 장군 관부가 사소한 사고를 일으킨 것이 동기였는데 그 사고를 가지고 두 사람이 서로 자기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황제에게 상대방을 헐뜯기 시작하였다. 황제는 어느 편의 주장이 옳은지 판단키가 난감해져서 관리의 죄를 규명하는 구실인 어사대부 한 안국에게 물었더니

  "양쪽의 주장에 각기 일리가 있어서 판단키 어려우니 폐하께서 몸소 가름하소서." 하였다. 그래 이번에는 내사에게 물었다. 그는 본시 위기후 쪽 사람이었으나 형세가 무안후에게 유리할 듯 싶어서 뚜렷한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 한편 무안후는 어사대부를 꾸짖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쥐가 구멍에서 목만 내놓고 나올까 말까를 망설이고 있는 것처럼 흑백을 뚜렷이 가리지 못하고 어물거리는거요." 어사는 이윽히 궁리하던 끝에
  "명안이 있습니다. 먼저 대감께서 재상자리를 하직하시겠다면서 폐하께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서 사과하십시오. 황제께서는 그것을 대감의 겸양지덕으로 여기고 결코 대감을 물러 앉히시지는 않을 것이올시다. 지금처럼 두 분이 서로 비난해 대는 건 참으로 위신 문제이올시다."
  무안후는 그 말대로 했더니 과연 황제의 신임이 도리어 두터워졌다. 위기후는 지금까지의 일들이 철저히 조사되어, 먼저 문제의 중심이었던 관부 장군네에 일족이 처형되었고 위기후도 이윽고 처형되고 말았다. 그런데 무안후도 미구에 병석에 눕게 되어 꿈결에 외쳐대는 것이었다.

  "용서해다오! 내가 잘못이었다"

  무당에게 보였더니 이 병환은 위기후와 관부 장군의 원혼이 무안후를 죽이려는 것이라 했다. 백방으로 손을 썼으나 두 사람의 원혼은 떠나지를 않다가 무안후는 한 주일쯤 후에 죽고 말았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風文 2024.05.22 9680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43754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45822
공지 동영상 U2 - With Or Without You (U2 At The BBC) 風文 2019.06.20 4981
1646 좋은글 때론 섬이 되고 때론 강이 되는 하중도 .- 3신 바람의종 2010.06.19 25021
1645 좋은글 끼리끼리 바람의종 2010.06.19 32500
1644 좋은글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을 위하여 - 4신 바람의종 2010.06.20 25507
1643 좋은글 윤봉길 의사가 백범에게 보냈던 한시 공개 바람의종 2010.07.02 27434
1642 좋은글 한 생명을 들어 올리는 힘 - 5신 바람의종 2010.07.03 27186
1641 좋은글 국군에게 묻는다 - 여섯번째 이야기 바람의종 2010.07.03 29208
1640 좋은글 운하인가 운하가 아닌가 - 일곱번째 이야기 바람의종 2010.07.03 25508
1639 좋은글 개망초 덤불에서 -여덟번째 이야기 바람의종 2010.07.04 27723
1638 좋은글 병성천에는 원앙이 산다 - 아홉번째 이야기 바람의종 2010.07.04 27761
1637 좋은글 일선교 위에서 - 열번째 이야기 바람의종 2010.07.04 26087
1636 좋은글 거울에게 하는 이야기 - 열한번째 이야기 바람의종 2010.07.04 29270
1635 좋은글 모든 것을 읽은 뒤에 바람의종 2010.07.04 30541
1634 좋은글 무엇이 보이느냐 바람의종 2010.07.04 26433
1633 좋은글 여유가 있는 고양이 바람의종 2010.07.05 29136
1632 좋은글 바른 마음 바람의종 2010.07.05 28052
1631 "한국 가톨릭인구, 세계 48위" 바람의종 2010.07.06 32964
1630 좋은글 마애의 4계 - 열두번째 이야기 바람의종 2010.07.06 29497
1629 좋은글 길을 잃었습니다 - 열세번째 이야기 바람의종 2010.07.06 26035
1628 좋은글 갈밭에서 - 열네번째 이야기 바람의종 2010.07.06 2640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