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7 09:31

백약지장

조회 수 4293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백약지장

  술은 어떤 약보다는 이롭다는 말이다. 전한과 후한 사이의 14년간 신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 단명했던 나라의 황제 왕망은 경제정책을 철저히 하고자 해서 백성들에게 조서를 내렸거니와 그 허두에 이런 구절이 나와 있다.

  "소금은 식효의 장이요. 술은 백약의 장이자 연회의 기호품이며 쇠는 농사의 근본이니라."

  그는 소금과 술과 쇠를 정부 사업으로 삼았기에 그 물건들의 요긴함을 가르치고 있는 셈이었다. 그렇다면 그의 나라는 어찌하여 그렇게 단명하였던가?

  애제가 죽자 그의 외척들에 의해 조정을 쫓겨났던 왕망이 다시금 대사마의 자리에 앉았으니 군사와 정사의 대권을 쥔 최고관으로서 어린 평제를 제위에 올렸다. 당시 백성들은 모든 것을 잃고 얻는 것이 없으며 죽는 수는 있어도 살 수는 없다고 일컬어질만큼 궁핍한 사회였다. 왕 망은 이윽고 제 딸을 평제의 아내가 되게 했으나 불로장생하는 약주라는 초주를 12세 난 평제에게 올려 독살하고 보다 조종하기 쉬운 두 살 난 아기를 내세우고 스스로가 황제가 되었던 것이다.

  그는 유교의 성인인 주공을 이상으로 하여 신성한 정치를 피력했으나 관리들은 큰 장사치들과 결탁하여 제도를 악용해서 돈을 벌려고 날뛰었으니 백성들은 더욱 고통을 겪게 되었다. 그래서 앞서 인용한 조서를 내려 백성들의 소득을 늘리려고 했건만 백성의 생활은 악화되기만 하여 난리가 꼬리를 물더니 기어이 실각하고야 말았다. 그는 술만 마시면 공자의 말씀을 입에 올렸고 그러면서도 재앙을 가셔주는 기적이 나타나기를 고대하다가 필경 온몸을 난도질 당하여 죽었던 것이다.  천하의 애주가들이 곧잘 내세우는 '백양지상'설에는 이상과 같은 피비린 고사가 깃들여 있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風文 2024.05.22 7280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33822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36250
공지 동영상 U2 - With Or Without You (U2 At The BBC) update 風文 2019.06.20 2647
1150 미완성 교향악 바람의종 2007.05.06 3266
1149 동영상 송가인 - 단장의 미아리고개 風文 2020.08.09 3266
1148 마리 레티티아 라모리노 바람의종 2010.03.08 3270
1147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4. 고대엔 남성들도 립스틱을 발랐다. 바람의종 2011.12.12 3270
1146 동영상 인간문화재 손녀 정소리! 風文 2020.07.28 3272
1145 모세처럼 홍해를 건넌 나폴레옹 바람의종 2010.02.07 3273
1144 누벨 바그(nouvelle vague) 바람의종 2007.02.04 3277
1143 삼손과 데릴라 바람의종 2007.06.28 3279
1142 솔로몬의 영화 바람의종 2007.07.08 3279
1141 베니스의 상인 바람의종 2007.05.29 3284
1140 3퍼센트의 진실 바람의종 2007.06.30 3286
1139 동영상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 관함식 風文 2019.02.02 3288
1138 동영상 André Rieu - Figaro Cavatina 風文 2019.01.20 3291
1137 음악 악단광칠 - 와대버 風文 2022.12.18 3296
1136 상식 파괴 바람의종 2010.04.19 3298
1135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4. 염색은 남자들이 즐겨했다 바람의종 2011.12.22 3310
1134 드라마(drama) 바람의종 2007.02.19 3312
1133 국파 산하제 바람의종 2007.11.06 3314
1132 도시속 신선 이야기 - 때아닌 귀신소동 바람의종 2010.05.30 331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