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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2 15:16

관포지교

조회 수 3551 추천 수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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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포지교

  형세의 빈부에도 불구하고 변함이 없는 교우를 말한다. 관중은 춘추시대 초기의 제나라 사람이었다. 젊은 시절부터 포숙아는 관중의 비범한 재주에 심취되어 언제나 좋은 이해자요, 또한 동정자였다. 훗날 관중은 제나라의 공자 규를 섬기고 포숙아는 규의 아우인 소백 공자를 섬겼다. 그런데 그 공자의 아비인 양공이 사촌네 공손 무지의 반란으로 목숨을 잃자 관중은 규를 모시고 노나라로 망명했으며 포숙아는 소백을 모시고 거나라로 망명하였다.  이윽고 공손 무지가 죽음을 당하니 규와 소백 두 공자가 제왕의 자리를 다투게 됨에 따라 관중과 포 숙아는 서로 적수가 된 형국이었다. 관중은 규를 왕위에 올리기위해 소백의 목숨을 노렸으나 실패. 소백이 마침내 왕위에 오르니 그가 이름 높은 제나라의 환공이다.

  규는 환공의 지시로 망명처인 노나라에서 죽고 그를 추종하던 관중은 제나라로 붙들려 오게 되었다. 환궁으로서 보면 관공은 지난 날 자기의 목숨을 노린 자이니 목을 칠 생각이었으나 관중의 옛 친구인 포 숙아가 환공에게 아뢰었다.

  "나랏님께서 제나라 하나만을 다스리려면 모르되, 천하를 잡으시려거든 모름지기 관중의 정치적인 재능을 활용토록 하소서"

  환공은 도량이 넓은 사람이었던 만큼 신뢰하는 포숙아의 충고를 받아들여 관중에게 대부라는 벼슬자리까지 주었다. 관중은 국민경제의 안전에 입각한 덕본주의로써 어진 정치를 펴 환공으로 하여금 춘추시대의 다섯 패자 중의 일인이 되게 하였다. 훗날 관중은 포숙아를 두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젊은 시절에 가난하여 포군과 함께 장사를 했는데 그 이득은 언제나 내가 더 많이 차지했다. 하지만 그는 나를 욕심쟁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내가 가난하다는 것을 아는 까닭이었다. 또한 내가 그를 위해서 한 노력이 실패하여 그가 도리어 궁지에 빠진 적도 있었으나 그는 나를 어리석은 자라고는 하지 않았다. 일에는 실패가 있다는 것을 아는 까닭이었다. 나는 또 몇 번이나 벼슬을 하다가도 파면되었으나 그는 나를 무능하다고는 하지 않았다. 아직 내 운수가 트이지 않았음을 아는 까닭이었다. 싸움터에서도 몇 번이나 패배하여 도주했건만 그는 나를 비겁하다고는 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연로하신 어머니가 있다는 것을 아는 까닭이었다. 또한 내가 사로잡혀 왔을 때도 그는 나를 몰염치하다고는 보지 않았다. 내가 작은 일에 구애되지 않고 천하에 공명을 떨치지 못하는 것만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줄을 아는 까닭이었다.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로되 나를 알아준 이는 포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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