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720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첫날밤인데 우리 손잡고 잡시다」(시인 유안진)


  2009년 5월 15일_열네번째





 





 


    첫날밤인데 우리 손잡고 잡시다


    어젯밤 손잡고 자느라 피곤하니, 오늘밤은 손놓고 잡시다


 


오죽했으면 열 자식이 악처 하나만 못하다는 말도 생겨났겠는가. 너무 너무 외로워진 80대 할아버지가 결혼을 하겠다고 호령호령하자, 자식들은 하는 수 없이 모여 의논했다. 돌아가시면 후회될 수도 있다는 의견과 아무도 뫼시고 싶지 않다는 계산이 맞아떨어져, 드디어 신붓감을 구하기로 하고, 수소문했으나 응모하는 신붓감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신문방송에 광고를 냈더니, 딱 한 분의 응모자가 있었는데 90대 할머니였다. 그도 그럴 것이 80대 노인에게 시집올 신부는 90대 할머니밖에 더 있겠는가.


자손들은 그 신부마저 놓칠까 봐 서둘러 결혼식을 치러 드렸다.


결혼식 치르느라 시달릴 대로 시달린 신랑은 신방에 든 신부 옆에 누우니, 피곤이 한꺼번에 덮쳐왔다.


예식 땜시 마이 피곤하제?, 첫날밤이니 우리 손잡고 잡시데이


새신랑과 새 신부는 그렇게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곯아떨어져 잘 잤다.


다음날 밤이 되자, 80대 신랑은 90대 신부 옆에 누우면서 다시 말했다.


간밤엔 손잡고 자느라 되기 고단했지라우, 온밤(오늘밤)엔 손놓고 자지라우 했단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9501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8790
2552 '겹말'을 아시나요? 風文 2022.01.30 579
2551 아하! 실마리를 찾았어요 風文 2022.01.30 650
2550 '이틀 비 오면, 다음 날은 비가 안 와' 風文 2022.01.29 599
2549 요즘의 감동 風文 2022.01.29 837
2548 불화의 목소리를 통제하라 風文 2022.01.29 548
2547 글쓰기 근육 風文 2022.01.29 474
2546 미리 걱정하는 사람 風文 2022.01.29 378
2545 세상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한다면 風文 2022.01.29 571
2544 건성으로 보지 말라 風文 2022.01.29 574
2543 짧은 치마, 빨간 립스틱 風文 2022.01.29 671
2542 세르반테스는 왜 '돈키호테'를 썼을까 風文 2022.01.29 578
2541 인생이라는 파도 風文 2022.01.29 570
2540 늘 옆에 있어주는 사람 風文 2022.01.28 436
2539 나 자신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風文 2022.01.28 429
2538 영혼은 올바름을 동경한다 風文 2022.01.28 644
2537 아이들이 번쩍 깨달은 것 風文 2022.01.28 580
2536 길을 잃으면 길이 찾아온다 風文 2022.01.26 461
2535 '그저 건강하게 있어달라' 風文 2022.01.26 540
2534 몽당 빗자루 風文 2022.01.26 661
2533 잠깐의 여유 風文 2022.01.26 504
2532 '희망은 격렬하다' 風文 2022.01.15 781
2531 음악이 중풍 치료에도 좋은 이유 風文 2022.01.15 547
2530 마음 따라 얼굴도 바뀐다 風文 2022.01.15 507
2529 '나 하나만이라도' 風文 2022.01.15 821
2528 '그냥, 웃는 얼굴'이 좋다 風文 2022.01.15 58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