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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동물이 오래 산다」(시인 신달자)


  2009년 5월 13일_열두번째





 





동물 행동연구 과확자 조너선 밸컴은 동물들도 웃어야 오래 산다는 연구 발표를 한 적 있다.


동물들을 오래 관찰해 보면 좀 더 즐거운 것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살아 남는다,라는 것이다. 그의 말을 따르면 웃음은(즐거움) 진화가 준 최고의 선물이며 하루하루를 적극적으로 맞이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놀랍고 신선한 이야기다. 동물들에게도 웃음이 있고 즐겁고 기쁜 일이 있다. 슬픈 일도 기막힌 일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좌절감과 고통도 있을 수 있다. 이야기다. 그들에게 즐거운 일이 있다. 말이다.



즐거워하는 동물들이 건강하고 오래 산다. 것은 인간과 다르지 않다. 결론이 아닌가. 그러나 나는 여기서 중요한 생각을 하게 된다.



동물들에게 즐거운 시간이 어느 시기인지 정확히 나는 모르지만 가.령 자기들만의 놀이나 먹이를 구할 때나 먹을 때 서로 싸워 무엇인가 쟁취할 때, 사랑할 때의 교미시간 등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다. 인간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



이러한 공통 요소들이 있다는 것은 인간과 동물은 생리학적 생화학적 감각반응을 많이 공유하고 있으므로 동물들의 즐거움이 건강에 역할을 하는 것에는 중요한 하나의 의미를 구축한다.


그러나 다른 것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것은 동물들에게 즐거움이란 한정된 것이며 인간은 스스로 만들면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



동물들은 즐겁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인간은 그것을 스스로의 노력이나 창조성에 의해 즐겁고 웃는 시간을 얼마든지 지속 혹은 연장시킬 수 있는 것이리라. 특히 비극적이고 절망적일 때 도저히 동물들은 웃을 수 없지만 인간은 슬픔이나 고통 속에서도, 더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도 즐겁게 웃음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게 아닌가. 동물과 인간이 다른 것은 바로 이 점일 것이다.



인간에게 즐거움이란 단지 통증이 없는 시간이 아니라 보다 긍정적 사고가 이끌어 가 다양한 방식의 감정적 원동력이야말로 웃음을 유발시키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독일어에는 능숙한 일을 하며 얻는 즐거움과 만족을 뜻하는 '풍크치온스루스트(funktionslust)'라는 단어가 있다.



어떤 행동을 함으로써 동기부여가 더 커지는 이론을 가리키는 말인데, 동물들은 원래 생존의식에 능숙하지만 인간은 이미 안 된다. 결론이 난 일을 부추겨 새로운 출발로 만드는 정신이 어느 계기에서 번뜩이는 경우가 많다.



지금 어렵다 말하지만, 희망이 영 올 것 같지 않지만 우리가 한꺼번에 크게 웃어 보이므로 함께 아우성치듯 웃으면서 새로운 의지와 동력을 이끌어 내면 되지 않겠는가. 지금 웃음을 계기로 말이다. 우리는 인간이므로 가능하다. 그렇다, 가능하다. 그래서 웃자.



내가 웃을게, 그리고 너도 웃어. 우리 웃음이 대한민국을 들썩일 정도로 함께 웃으면 어떨까.


그러면 오늘 아침에 안 되던 일이 오후에는 가능하지 않겠는가.














■ 필자 소개


 




신달자 (시인)
경남 거창 출생. 숙명여대 국문과 및 같은 과 대학원 졸업. 1972년《현대문학》에 박목월의 추천으로 등단. 시집 『봉헌문자』『겨울축제』『모순의 방』『시간과의 동행』『아버지의 빛』『아가』『아버지의 빛』『열애』등, 장편소설 『물 위를 걷는 여자』, 산문집『백치애인』『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등다수. 1964년 여상 신인여류문학상, 1989년 대한민국문학상, 2001년 시와 시학상, 2004년 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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