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30 08:58
남들도 우리처럼 사랑했을까요
조회 수 6531 추천 수 16 댓글 0
www.chorok.org남들도 우리처럼 사랑했을까요
연일 들려오는 소식은 불길하여 산중에 앉아있어도 戰火속에 앉아 있는 것 같이 불안하기만 합니다.
어둠을 밝혔던 촛불은 흔들리고 설마 했던 일들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우리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 되리라 생각하며 400 여년 전, 남편을 사별한 후 아내가 쓴 소중한 편지 한통을 올려봅니다.
민간에서 처음 사용한 우리말 편지글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사료이며 제게는 우리말을 사랑하게 된 연유가 되었고
거리에서 서름들을 견디게한 글이었기에 문득 옮겨 놓습니다.
Ⅰ
원이 아바님께 병슐 뉴월 초하룻날 집에서
자내 샹해 날드려 닐오되 둘히 머리 셰도록 사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엇디하야 나를 두고 자내 몬져 가시노
날하고 자식하며 뉘긔 걸하야 엇디하야 살라하야 다 더디고 자내 몬져 가시는고
자내 날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며 나는 자내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런고
매양 자내드려 내 닐오되 한데 누어 새기보소
남도 우리같이 서로 어엿비 녀겨 사랑호리 남도 우리 같은가 하야
자내드러 닐렀더니 엇디 그런 일을 생각지 아녀 나를 버리고 몬져 가시난고
자내 여히고 아무려 내 살 셰 업스니 수이 자내한테 가고져 하니 날 데려가소
자내 향해 마음을 차승(此乘)니 찾즐리 업스니 아마래 션운 뜻이 가이 업스니
이 내 안밖은 어데다가 두고 자식 데리고 자내를 그려 살려뇨 하노
이따 이 내 유무(遺墨) 보시고 내 꿈에 자셰 와 니르소
내 꿈에 이 보신 말 자세 듣고져 하야 이리 써녔네 자셰 보시고 날드려 니르소
자내 내 밴 자식 나거든 보고 사뢸 일하고 그리 가시지 밴 자식 놓거든 누를 아바 하라 하시논고
아무리 한들 내 안 같을까 이런 텬디(天地)같은 한(恨)이라 하늘아래 또 이실가
자내는 한갓 그리 가 겨실 뿐이거니와 아무려 한들 내 안 같이 셜울가
그지 그지 끝이 업서 다 못 써 대강만 적네
이 유무(遺墨) 자셰 보시고 내 꿈에 자셰히 뵈고 자세히 이르소서.
나는 다만 자내 보려 믿고있뇌 이따 몰래 뵈쇼셔 하 그지 그지 업서 이만 적소이다
<자네 항상 날더러 이르되 둘이 머리 세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하시더니 어찌하여 나를 두고 자네 먼저가시는가
나하고 자식하고 누구를 의지하여 어찌살라하고 다 버리고 자네 먼저 가시는가.
자네 날 향해 마음을 어찌 가졌으며 나는 자네 향해 마음을 어찌가졌던가
매양 자네더러 내 이르되 함께 누워 새겨본 것은 남들도 우리같이 서로 어여삐여겨 사랑할까
남들도 우리 같은가하여 자네더러 일렀는데 어찌 그런 일을 생각지 아니하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
자네 여히고 아무래도 내 살수 없으니 수이 자네한데 가고자하니 날 데려가소서.
자네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찾을 수 없으니 이 마음 설운 뜻이 가이없으니
이 내 안밖은 어데다가 두고 자식 데리고 자네를 그리며 살려하는가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이르소서
내 꿈에 이 보신말 자세히 듣고져 하여 이리 썼으니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이르소서
자네 내 밴 자식 낳거든 보고 사륄 일하고 그리 가시지 밴 자식 놓거든 누구를 아바 하라 하시는가
아무리 한들 내 안 같을까 이런 텬디(天地)같은 한(恨)이 하늘아래 또 있을까
자내는 한갓 그리 가계실 뿐이거니와 아무려 한들 내 안 같이 셜울가
그지그지 끝이 업서 다 못 써 대강만 적네 이 유무(遺墨) 자셰 보시고 내 꿈에 자셰히 뵈고 자셰 니르소
나는 다만 자내 보려 믿고 있뇌 이따 몰래 뵈쇼셔 하 그지 그지 업서 이만 적소이다
Ⅱ
두번째 글 역시 같은 무덤에서 나온 글로
죽은이의 형이 동생을 보내며 쓴 만시로 애트한 형제애가 묻어나는 글입니다.
너와 함께 어버이를 모신지가
이제 서른 한 해가 되었구나
이렇게 갑자기 네가 세상을 떠나다니
어찌 이리 급하게 간단 말인가
땅을 치니 그저 망망하기만 하고
하늘에 호소해도 대답이 없다
외롭게 나만 홀로 남겨두고
너는 저 세상으로 가서 누구와 벗할는지
네가 남기고 간 어린 자식은
내가 살아 있으니 보살필 수 있겠지
내 바라는 것은 어서 하늘로 오르는 것
전생 현생 후생의 삼생은 어찌 빠르지 않겠는가
또한 내 바라는 것은 부모님이 만수하시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라네
형이 정신없이 곡하며 쓴다.
연일 들려오는 소식은 불길하여 산중에 앉아있어도 戰火속에 앉아 있는 것 같이 불안하기만 합니다.
어둠을 밝혔던 촛불은 흔들리고 설마 했던 일들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우리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 되리라 생각하며 400 여년 전, 남편을 사별한 후 아내가 쓴 소중한 편지 한통을 올려봅니다.
민간에서 처음 사용한 우리말 편지글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사료이며 제게는 우리말을 사랑하게 된 연유가 되었고
거리에서 서름들을 견디게한 글이었기에 문득 옮겨 놓습니다.
Ⅰ
원이 아바님께 병슐 뉴월 초하룻날 집에서
자내 샹해 날드려 닐오되 둘히 머리 셰도록 사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엇디하야 나를 두고 자내 몬져 가시노
날하고 자식하며 뉘긔 걸하야 엇디하야 살라하야 다 더디고 자내 몬져 가시는고
자내 날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며 나는 자내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런고
매양 자내드려 내 닐오되 한데 누어 새기보소
남도 우리같이 서로 어엿비 녀겨 사랑호리 남도 우리 같은가 하야
자내드러 닐렀더니 엇디 그런 일을 생각지 아녀 나를 버리고 몬져 가시난고
자내 여히고 아무려 내 살 셰 업스니 수이 자내한테 가고져 하니 날 데려가소
자내 향해 마음을 차승(此乘)니 찾즐리 업스니 아마래 션운 뜻이 가이 업스니
이 내 안밖은 어데다가 두고 자식 데리고 자내를 그려 살려뇨 하노
이따 이 내 유무(遺墨) 보시고 내 꿈에 자셰 와 니르소
내 꿈에 이 보신 말 자세 듣고져 하야 이리 써녔네 자셰 보시고 날드려 니르소
자내 내 밴 자식 나거든 보고 사뢸 일하고 그리 가시지 밴 자식 놓거든 누를 아바 하라 하시논고
아무리 한들 내 안 같을까 이런 텬디(天地)같은 한(恨)이라 하늘아래 또 이실가
자내는 한갓 그리 가 겨실 뿐이거니와 아무려 한들 내 안 같이 셜울가
그지 그지 끝이 업서 다 못 써 대강만 적네
이 유무(遺墨) 자셰 보시고 내 꿈에 자셰히 뵈고 자세히 이르소서.
나는 다만 자내 보려 믿고있뇌 이따 몰래 뵈쇼셔 하 그지 그지 업서 이만 적소이다
<자네 항상 날더러 이르되 둘이 머리 세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하시더니 어찌하여 나를 두고 자네 먼저가시는가
나하고 자식하고 누구를 의지하여 어찌살라하고 다 버리고 자네 먼저 가시는가.
자네 날 향해 마음을 어찌 가졌으며 나는 자네 향해 마음을 어찌가졌던가
매양 자네더러 내 이르되 함께 누워 새겨본 것은 남들도 우리같이 서로 어여삐여겨 사랑할까
남들도 우리 같은가하여 자네더러 일렀는데 어찌 그런 일을 생각지 아니하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
자네 여히고 아무래도 내 살수 없으니 수이 자네한데 가고자하니 날 데려가소서.
자네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찾을 수 없으니 이 마음 설운 뜻이 가이없으니
이 내 안밖은 어데다가 두고 자식 데리고 자네를 그리며 살려하는가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이르소서
내 꿈에 이 보신말 자세히 듣고져 하여 이리 썼으니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이르소서
자네 내 밴 자식 낳거든 보고 사륄 일하고 그리 가시지 밴 자식 놓거든 누구를 아바 하라 하시는가
아무리 한들 내 안 같을까 이런 텬디(天地)같은 한(恨)이 하늘아래 또 있을까
자내는 한갓 그리 가계실 뿐이거니와 아무려 한들 내 안 같이 셜울가
그지그지 끝이 업서 다 못 써 대강만 적네 이 유무(遺墨) 자셰 보시고 내 꿈에 자셰히 뵈고 자셰 니르소
나는 다만 자내 보려 믿고 있뇌 이따 몰래 뵈쇼셔 하 그지 그지 업서 이만 적소이다
Ⅱ
두번째 글 역시 같은 무덤에서 나온 글로
죽은이의 형이 동생을 보내며 쓴 만시로 애트한 형제애가 묻어나는 글입니다.
너와 함께 어버이를 모신지가
이제 서른 한 해가 되었구나
이렇게 갑자기 네가 세상을 떠나다니
어찌 이리 급하게 간단 말인가
땅을 치니 그저 망망하기만 하고
하늘에 호소해도 대답이 없다
외롭게 나만 홀로 남겨두고
너는 저 세상으로 가서 누구와 벗할는지
네가 남기고 간 어린 자식은
내가 살아 있으니 보살필 수 있겠지
내 바라는 것은 어서 하늘로 오르는 것
전생 현생 후생의 삼생은 어찌 빠르지 않겠는가
또한 내 바라는 것은 부모님이 만수하시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라네
형이 정신없이 곡하며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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