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2.23 06:47

초겨울 - 도종환 (109)

조회 수 8320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올해도 갈참나무잎 산비알에 우수수 떨어지고

올해도 꽃 진 들에 억새풀 가을 겨울 흔들리고

올해도 살얼음 어는 강가 새들은 가고 없는데

구름 사이에 별이 뜨듯 나는 쓸쓸히 살아 있구나.

풍경이 쓸쓸해지면 사람도 쓸쓸해집니다. 산과 들이 쓸쓸한 모습으로 바뀌면 마음도 쓸쓸해집니다. 갈참나무 잎이 우수수 떨어질 때마다 마음도 그렇게 떨어져 어디론가 날려갑니다. 나뭇잎이 우수수 질 때도, 날려가고 남은 구릿빛 잎들이 산비탈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걸 볼 때도 마음 쓸쓸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나마 꽃이란 꽃 다 진 들판에 억새풀 몇 개 남아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 흔들리며 서 있어 그것으로 위안을 삼기도 합니다. 나무는 나뭇잎을 다 잃어버린 채 빈 가지만으로 서 있고, 들에는 꽃이 없습니다. 강에는 새들도 떠나고 없고, 주위에는 따뜻한 말을 건네 오는 벗이 없습니다.




.


살얼음이 얼면서 아침이면 땅도 얼어붙고 우리들의 마음도 얼어붙습니다. 삭막해지는 풍경 속에서 구름 사이에 별이 뜨듯 나도 쓸쓸히 살아 있습니다.

  1. No Image notice by 風文 2023/02/04 by 風文
    Views 11707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2. 친구야 너는 아니

  3.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09/01/23 by 바람의종
    Views 4566 

    모두 다 당신 편

  4.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09/01/23 by 바람의종
    Views 3435 

    꿈을 안고....

  5.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09/01/23 by 바람의종
    Views 5834 

    향기로운 여운

  6.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09/01/23 by 바람의종
    Views 4739 

    '10분만 문밖에서 기다려라'

  7.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09/01/23 by 바람의종
    Views 6381 

    세 가지 즐거움 - 도종환 (117)

  8.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09/01/23 by 바람의종
    Views 6293 

    새해 산행 - 도종환 (116)

  9.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09/01/23 by 바람의종
    Views 5049 

    집 짓는 원칙과 삶의 원칙 - 도종환 (115)

  10.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09/01/23 by 바람의종
    Views 4841 

    출발점 - 도종환 (114)

  11. No Image 30Dec
    by 바람의종
    2008/12/30 by 바람의종
    Views 4709 

    슬픔을 겪은 친구를 위하여

  12. 남들도 우리처럼 사랑했을까요

  13. No Image 30Dec
    by 바람의종
    2008/12/30 by 바람의종
    Views 6087 

    아남 카라

  14. No Image 30Dec
    by 바람의종
    2008/12/30 by 바람의종
    Views 5636 

    따뜻한 상징 - 도종환 (113)

  15. No Image 28Dec
    by 바람의종
    2008/12/28 by 바람의종
    Views 9005 

    어떤 이가 내게 정치소설가냐고 물었다 - 이외수

  16. 눈 - 도종환 (112)

  17. No Image 27Dec
    by 바람의종
    2008/12/27 by 바람의종
    Views 8375 

    희망의 스위치를 눌러라

  18. No Image 26Dec
    by 바람의종
    2008/12/26 by 바람의종
    Views 5572 

    이제 다섯 잎이 남아 있다

  19. No Image 26Dec
    by 바람의종
    2008/12/26 by 바람의종
    Views 6432 

    외물(外物)

  20. No Image 26Dec
    by 바람의종
    2008/12/26 by 바람의종
    Views 5307 

    예수님이 오신 뜻 - 도종환 (111)

  21. No Image 23Dec
    by 바람의종
    2008/12/23 by 바람의종
    Views 7607 

    자랑스런 당신

  22. 진흙 속의 진주처럼

  23. 하늘에 반짝반짝 꿈이 걸려있다

  24. No Image 23Dec
    by 바람의종
    2008/12/23 by 바람의종
    Views 4839 

    일곱 번씩 일흔 번의 용서 - 도종환 (110)

  25. No Image 23Dec
    by 바람의종
    2008/12/23 by 바람의종
    Views 8320 

    초겨울 - 도종환 (109)

  26. No Image 19Dec
    by 바람의종
    2008/12/19 by 바람의종
    Views 5375 

    슬픔의 다음 단계

  27. No Image 18Dec
    by 바람의종
    2008/12/18 by 바람의종
    Views 7927 

    굿바이 슬픔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