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6696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세상은 아름다운 곳 



  첫눈이 오기 전에
  추억의 창문을 손질해야겠다.
  지난 계절 쌓인 허무와 슬픔
  먼지처럼 훌훌 털어 내고
  삐걱이는 창틀 가장 자리에
  기다림의 새 못을 쳐야겠다.
  무의미하게 드리워진
  낡은 커튼을 걷어내고
  영하의 칼바람에도 스러지지 않는
  작은 호롱불 하나 밝혀두어야겠다
  그리고 .... 차갑고도 빛나는 겨울의 춤을 익혀야겠다.
  바라보면 세상은 아름다운 곳
  뜨거운 사랑과 노동과 혁명과 감동이
  함께 어울려 새 세상의 진보를 꿈꾸는 곳
  끌어안으면 겨울은 오히려 따뜻한 것....
  
  곽재구 시인의 「겨울의 춤」이란 시입니다. 아직 겨울이 오지도 않았고 첫눈 소식도 없는데 오늘 아침 불쑥 이 시가 생각난 것은 이 시의 밑에서 네 번째 행에서 두 번째 행까지의 내용 때문입니다.
  
  "바라보면 세상은 아름다운 곳 / 뜨거운 사랑과 노동과 혁명과 감동이 / 함께 어울려 새 세상의 진보를 꿈꾸는 곳"
  
  그렇습니다. 저는 이 말을 믿습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실망스럽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안쓰럽고, 지배 권력의 천박한 인식을 접할 때마다 탄식을 하게 되지만 세상은 이런 질곡을 겪으며 오히려 더 바른 방향을 잡아나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화합과 공존과 나눔과 대화를 선택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사회가 보여주었던 일방주의 패권주의 예외주의가 한계에 와 있다는 걸 미국사람들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폭력에 지나지 않습니다. 신자유주의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탄 내는지, 신보수주의가 어떻게 자기가 가진 것만을 지키려는 이기적인 신념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미국 중심의 시장전체주의와 그것을 뒷받침 하던 논리들이 낡은 이념으로 전락해 가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진보를 향해 나아가는 새 세상에 대해 생각합니다. 현 정부가 가고자 하는 정치 경제 사회 각 부문의 정책 방향은 부시 행정부가 걸어간 실패와 파탄을 뒤따라가는 길입니다. 앞에 가던 수레가 엎어지면 뒤에 가던 수레는 멈추어야 하는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계절 쌓인 허무와 슬픔 / 먼지처럼 훌훌 털어 내고 / 삐걱이는 창틀 가장 자리에 / 기다림의 새 못을"치기로 합니다. 세상은 역시 아름다운 곳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기로 합니다.










   
 
  도종환/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5264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4672
1735 소리 바람의종 2009.12.02 3759
1734 소리 風文 2014.11.12 9684
1733 소를 보았다 바람의종 2008.04.11 9611
1732 소똥물 바람의종 2011.08.07 3586
1731 소년소녀여, 눈부신 바다에 뛰어들라! 風文 2022.05.25 861
1730 소녀 같은 할머니, 소년 같은 할아버지 風文 2023.08.02 1050
1729 소금과 호수 바람의종 2008.03.18 7721
1728 소개장 바람의종 2009.02.08 5714
1727 섹덴 호수 바람의종 2012.03.29 4715
1726 세한도(歲寒圖) - 도종환 (125) 바람의종 2009.02.02 21625
1725 세일즈맨과 명절 바람의종 2010.02.09 4141
1724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風文 2022.06.04 736
1723 세월은 가고 사랑도 간다 風文 2022.12.30 684
1722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風文 2024.01.02 595
1721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바람의종 2011.07.04 5188
1720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風文 2015.06.07 4311
1719 세상을 지배하는 힘 윤안젤로 2013.03.11 9293
1718 세상을 사는 두 가지의 삶 바람의종 2008.03.14 7731
1717 세상을 보게 해주는 창문 호단 2007.01.09 7327
1716 세상을 바꾸는 단 한 가지 방법 바람의종 2012.02.05 5536
1715 세상을 만나는 방식 風文 2023.03.17 1607
1714 세상을 더 넓게 경험하라 風文 2021.10.28 555
1713 세상을 더 넓게 경험하라 風文 2023.08.09 965
» 세상은 아름다운 곳 - 도종환 (91) 바람의종 2008.11.11 6696
1711 세상에서 가장 인내심이 강한 사람 風文 2022.02.13 100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