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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의 일기 

  "다른 여자 아이들과 같은 식으로는 살지 않기로 결심했어.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다른 부인들처럼 살지도 않을 거야. 난 너무 멋있게 태어났거든. 그러니까 이런 위기에서도 웃을 수 있는 거야. 내겐 아직도 겉으로 보여지지 않는 좋은 점들이 많아. 난 젊고, 강하고, 커다란 모험 속에서 살고 있어. 하루 종일 불평만 투덜대면서 살 수는 없지. 난 좋은 운을 타고났어. 난 성격도 좋지, 명랑하고 힘도 세. 매일매일 나는 내면에서 성장하고 있는 걸 느껴. 해방의 순간이 가까워 오고 있잖아? 자연은 아름답고 인간은 착하고, 그런데 왜 내가 절망 속에 빠져 있어야만 하지?"
  
  싱싱한 힘이 느껴지는 이글은 안네 프랑크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쓴 글입니다. 나치의 학살을 피해 식품회사 창고에 비밀문을 만들어 은신처를 마련하고 숨어 지내며 쓴 일기입니다. 안네는 그때 열다섯 살의 어린 소녀였습니다. 안네는 전쟁과 죽음의 공포를 피해 몇 년씩 숨어 살며 느끼는 답답함과 괴로움을 "날개가 부러져 캄캄한 밤에 혼자 둥우리를 지키며 노래를 부르는 새 같은 심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숨이 막힐 듯이 답답한 분위기, 납같이 무겁고 괴로운 마음, 새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죽음 같은 고요함을 견디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두렵고 불안하고 답답한 생활 속에서도 안네는 자신을 향해 따뜻하게 속삭입니다. 자신에겐 겉으로 보여지지 않는 좋은 점들이 많다는 것, 젊고, 강하고, 커다란 모험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 그래서 하루 종일 불평만 투덜대면서 살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좋은 운을 타고났다고 말합니다. 거기다 성격도 좋고, 명랑하고 힘도 세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다른 아이들과 같은 식으로 살지 않겠다고 결심합니다. 위기 속에서도 웃으며 살 줄 아는 낙천적인 성격으로 절망을 이기려고 합니다.
  
  안네의 이런 태도는 같은 또래의 소녀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용기와 감동을 줍니다. 오늘은 학생의 날입니다. 지금 우리는 전쟁과 죽음의 공포 속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답답하고 괴로운 심정으로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이런 안네의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을 사랑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도종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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