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7313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안네 프랑크의 일기 

  "다른 여자 아이들과 같은 식으로는 살지 않기로 결심했어.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다른 부인들처럼 살지도 않을 거야. 난 너무 멋있게 태어났거든. 그러니까 이런 위기에서도 웃을 수 있는 거야. 내겐 아직도 겉으로 보여지지 않는 좋은 점들이 많아. 난 젊고, 강하고, 커다란 모험 속에서 살고 있어. 하루 종일 불평만 투덜대면서 살 수는 없지. 난 좋은 운을 타고났어. 난 성격도 좋지, 명랑하고 힘도 세. 매일매일 나는 내면에서 성장하고 있는 걸 느껴. 해방의 순간이 가까워 오고 있잖아? 자연은 아름답고 인간은 착하고, 그런데 왜 내가 절망 속에 빠져 있어야만 하지?"
  
  싱싱한 힘이 느껴지는 이글은 안네 프랑크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쓴 글입니다. 나치의 학살을 피해 식품회사 창고에 비밀문을 만들어 은신처를 마련하고 숨어 지내며 쓴 일기입니다. 안네는 그때 열다섯 살의 어린 소녀였습니다. 안네는 전쟁과 죽음의 공포를 피해 몇 년씩 숨어 살며 느끼는 답답함과 괴로움을 "날개가 부러져 캄캄한 밤에 혼자 둥우리를 지키며 노래를 부르는 새 같은 심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숨이 막힐 듯이 답답한 분위기, 납같이 무겁고 괴로운 마음, 새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죽음 같은 고요함을 견디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두렵고 불안하고 답답한 생활 속에서도 안네는 자신을 향해 따뜻하게 속삭입니다. 자신에겐 겉으로 보여지지 않는 좋은 점들이 많다는 것, 젊고, 강하고, 커다란 모험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 그래서 하루 종일 불평만 투덜대면서 살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좋은 운을 타고났다고 말합니다. 거기다 성격도 좋고, 명랑하고 힘도 세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다른 아이들과 같은 식으로 살지 않겠다고 결심합니다. 위기 속에서도 웃으며 살 줄 아는 낙천적인 성격으로 절망을 이기려고 합니다.
  
  안네의 이런 태도는 같은 또래의 소녀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용기와 감동을 줍니다. 오늘은 학생의 날입니다. 지금 우리는 전쟁과 죽음의 공포 속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답답하고 괴로운 심정으로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이런 안네의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을 사랑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도종환/시인

  1. No Image notice by 風文 2023/02/04 by 風文
    Views 16268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2. 친구야 너는 아니

  3. No Image 31Jan
    by 바람의종
    2013/01/31 by 바람의종
    Views 7353 

    부부의 냄새, 부부의 향기

  4. No Image 05Jul
    by 風文
    2015/07/05 by 風文
    Views 7352 

    기본에 충실하라!

  5. No Image 10Dec
    by 風文
    2016/12/10 by 風文
    Views 7352 

    이발소 의자

  6. No Image 26May
    by 바람의종
    2008/05/26 by 바람의종
    Views 7351 

    오늘 다시 찾은 것은

  7. No Image 14Nov
    by 바람의종
    2012/11/14 by 바람의종
    Views 7350 

    함께 본다는 것

  8. No Image 23Oct
    by 바람의종
    2008/10/23 by 바람의종
    Views 7344 

    눈물 속에 잠이 들고, 기쁜 마음으로 일어났다

  9. No Image 09Jan
    by 호단
    2007/01/09 by 호단
    Views 7342 

    세상을 보게 해주는 창문

  10. No Image 06Aug
    by 바람의종
    2009/08/06 by 바람의종
    Views 7341 

    「의뭉스러운 이야기 2」(시인 이재무)

  11. No Image 12Jan
    by 風文
    2015/01/12 by 風文
    Views 7339 

    행복 습관, 기쁨 습관

  12. No Image 03Feb
    by 바람의종
    2009/02/03 by 바람의종
    Views 7338 

    출발 시간

  13. No Image 19Jun
    by 바람의종
    2008/06/19 by 바람의종
    Views 7337 

    우산

  14. No Image 12Nov
    by 바람의종
    2008/11/12 by 바람의종
    Views 7335 

    앞에 가던 수레가 엎어지면 - 도종환 (93)

  15. No Image 12Dec
    by 바람의종
    2008/12/12 by 바람의종
    Views 7335 

    4.19를 노래한 시 - 도종환 (106)

  16. No Image 25Apr
    by 바람의종
    2008/04/25 by 바람의종
    Views 7325 

    입을 여는 나무들 / 도종환

  17. No Image 13Dec
    by 風文
    2014/12/13 by 風文
    Views 7319 

    "아래를 내려다보지 말라"

  18. No Image 11Nov
    by 바람의종
    2008/11/11 by 바람의종
    Views 7313 

    안네 프랑크의 일기 - 도종환 (89)

  19. No Image 14Mar
    by 바람의종
    2009/03/14 by 바람의종
    Views 7311 

    잘 살아라. 그것이 최고의 복수다

  20. No Image 21Jun
    by 바람의종
    2008/06/21 by 바람의종
    Views 7303 

    목민관이 해야 할 일 / 도종환

  21. No Image 18Jan
    by 風文
    2015/01/18 by 風文
    Views 7303 

    마른 하늘에 벼락

  22.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7301 

    평화의 촛불 - 도종환

  23. No Image 08Aug
    by 바람의종
    2008/08/08 by 바람의종
    Views 7300 

    다른 길로 가보자

  24. No Image 11Jul
    by 바람의종
    2012/07/11 by 바람의종
    Views 7297 

    성공의 법칙

  25. No Image 08May
    by 바람의종
    2008/05/08 by 바람의종
    Views 7294 

    어머니 / 도종환

  26. No Image 15May
    by 윤안젤로
    2013/05/15 by 윤안젤로
    Views 7290 

    '잘 사는 것'

  27. No Image 11Jul
    by 바람의종
    2012/07/11 by 바람의종
    Views 7290 

    우리집에 핀 꽃을 찍으며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