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17 18:07

단풍 - 도종환 (82)

조회 수 9560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단풍들은
  일제히 손을 들어
  제 몸처럼 뜨거운 노을을 가리키고 있네
  
  도대체 무슨 사연이냐고 묻는 나에게
  단풍들은 대답하네
  이런 것이 삶이라고
  그냥 이렇게 화르르 사는 일이 삶이라고
  
  조태일 시인의 시「단풍」입니다. 초록 어린잎들은 봄이면 남쪽에서부터 북상해 올라오지만 단풍은 북쪽에서 내려옵니다. 윗녘에서부터 나뭇잎들이 붉게 타오르며 내려오고 있습니다. 시월 한 달 내내 차례차례 빠짐없이 나뭇잎들을 불태우며 남으로 남으로 내려갈 것입니다.
  
  노을 속에서 붉게 타오르는 단풍을 보며 시인은 이런 것이 삶이라고 말합니다. "그냥 이렇게 화르르 사는 일이 삶이라고" 화르르 화르르 타오르다가 꺼지는 것이 삶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뜨겁게 타오르다가 사라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생에 한 번 뜨겁게 불타오르며 산 하나를 물들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미련 없이 생을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가을입니다.
  
  단풍 붉게 물드는 가을 저녁, 나의 열정, 나의 예술, 나의 사랑이 세상을 저렇게 아름답게 물들이다 사라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고맙게 절하겠습니다, 가을 산에도, 단풍잎 하나에도.











   
 
  도종환/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6021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5475
285 80대 백발의 할머니 風文 2023.08.28 969
284 8.15와 '병든 서울' - 도종환 (57) 바람의종 2008.08.19 9084
283 8,000미터 히말라야 산 바람의종 2011.11.14 3785
282 6초 포옹 風文 2015.07.30 8600
281 6세에서 9세, 66세에서 99세까지 風文 2013.07.09 10685
280 6개월 입양아와 다섯 살 입양아 風文 2023.01.10 834
279 60조 개의 몸 세포 風文 2023.07.22 805
278 5분 청소 바람의종 2010.10.04 3346
277 5분 글쓰기 훈련 風文 2015.01.20 7053
276 59. 큰 웃음 風文 2021.11.05 679
275 58. 오라, 오라, 언제든 오라 風文 2021.10.31 711
274 57. 일, 숭배 風文 2021.10.30 664
273 56. 지성 風文 2021.10.28 720
272 55. 헌신 風文 2021.10.15 732
271 54. 성 風文 2021.10.14 1081
270 53. 집중 風文 2021.10.13 744
269 52. 회개 風文 2021.10.10 818
268 51. 용기 風文 2021.10.09 1016
267 50. 자비 風文 2021.09.15 803
266 4월 이야기 바람의종 2008.04.10 10080
265 49. 사랑 2 風文 2021.09.14 793
264 4.19를 노래한 시 - 도종환 (106) 바람의종 2008.12.12 7335
263 3분만 더 버티세요! 風文 2015.02.17 6963
262 3년은 기본 바람의종 2010.05.13 3335
261 3~4년이 젊어진다 風文 2022.12.20 71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