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304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은 있다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끓어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감기 시작하는 저녁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고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가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이 있습니다. 열정이 식은 뒤에도 우리는 일을 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오직 열정과 설렘과 뜨거움으로만 사랑하는 건 아닙니다. 삶으로 사랑하기도 하고 정으로 사랑하며 살기도 합니다.
  
  생에 있어서 감동의 기억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입니까? 개인과 사회를 밀고 가는 가장 큰 원동력의 하나가 감동입니다. 그러나 벅찬 감동으로 서로를 끌어안던 날이 있지만 감동이 영원히 우리를 밀고 가는 건 아닙니다. 감동이 추억의 자리로 물러난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하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그게 우리 인생입니다.
  
  늘 뜨거운 감동과 눈물 나게 아름다운 일만을 경험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뜨겁던 날이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나날의 삶이 있는 겁니다.
  
  잎이 다 지고 세상이 황량하게 바뀌고 있는 걸 보면서도 떠나야 하는 길이 있고 이정표를 잃고 방황하면서도 멈추지 말고 찾아가야 할 땅이 있는 겁니다.










   
 
  도종환/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3057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2409
2810 첫눈에 반한 사랑 風文 2023.04.16 736
2809 바쁘다는 것은 風文 2023.04.13 837
2808 혈당 관리가 중요한 이유 風文 2023.04.13 794
2807 나의 음악 레슨 선생님 風文 2023.04.07 858
2806 곡지(曲枝)가 있어야 심지(心志)도 굳어진다 風文 2023.04.06 648
2805 씨앗 뿌리는 사람이 많을수록 風文 2023.04.03 704
2804 '멋진 할머니'가 되는 꿈 風文 2023.04.03 752
2803 하나만 아는 사람 風文 2023.04.03 760
2802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風文 2023.03.29 862
2801 아버지가 수없이 가르친 말 風文 2023.03.29 989
2800 다락방의 추억 風文 2023.03.25 669
2799 어린 시절 부모 관계 風文 2023.03.25 1004
2798 진실이면 이긴다 風文 2023.03.25 641
2797 세상을 만나는 방식 風文 2023.03.17 1507
2796 자부심과 자만심의 차이 風文 2023.03.16 788
2795 광고의 힘 風文 2023.03.14 909
2794 탐험가들의 철저한 준비 風文 2023.03.10 908
2793 그냥 들어주자 風文 2023.03.09 1170
2792 실수에 대한 태도 風文 2023.03.08 750
2791 생각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風文 2023.03.07 490
2790 삶의 모든 것은 글의 재료 風文 2023.03.04 530
2789 '나'는 프리즘이다 風文 2023.03.02 742
2788 습득하는 속도 風文 2023.02.28 609
2787 우리 삶이 올림픽이라면 風文 2023.02.25 745
2786 꽉 쥐지 않기 때문이다 風文 2023.02.24 57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