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8.27 16:29

양철지붕에 올라

조회 수 10238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비갠 후


 






                                                                                    www.chorok.org


            
 


양철지붕에 올라 고추를 널다, 제가 섰었던 마당을 내려다보니


그 마당에서 종종거리며 분주했던  흔적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하늘은 제가 타고 올라온 사다리 높이만큼 낮아져


바람도 구름도 벗하러 오고  산도 바다도 발아래 펼쳐있습니다.




제가 타고 올라온 사다리 높이는 불과 한자반에 불과한데


양철지붕위의 시공은 이렇듯 무한하여 넋을 놓게 됩니다..




누가 산촌의 여름볕이 어떠냐고 물어오면 


양철지붕 위에  붉은고추 널어말리는 소식을 전할까합니다.




 


위  영상물속의 꽃사진을 눈여겨 보아주셔요.


나팔꽃, 맨드라미, 봉숭아, 채송화, 다알리아, 백일홍, 분꽃.....


이 꽃들이 피었다지는 꽃밭을 다시 가꾸는 것은 


세상에 머물었던 기억들을 옮겨 심고 싶기 때문입니다.


 


 


8월 한달 내내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읽히지 않는


그리고 놓아지지도 않는 W. 포오크너8월의 빛 한구절 올려봅니다.


 


 


지각이 더듬어 보기에 앞서서 추억은 새겨지는 것이다. 


추억은 생각해 내는 힘보다도 오래가고 지각이 의아해하게 생각할 때에도 추억은 신념을 갖는다.


아는것, 생각해 내는것, 신념을 갖는것은 긴 낭하와 같은것이다.


 


그 낭하가 있는 건물은 크고 긴 처마를 가진 차갑게 반항하는 어두컴컴한 붉은 벽돌건물로 ,


연기가 많이나는 공장지대에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건물자체의 굴뚝보다도 딴굴뚝에서 나오


매연으로 더러워진 채, 풀도 자라지 않는 석탄재로 뒤덮인 대지에 서있고 , 교도소나 동물원처럼


10피트나 되는 강철책으로 둘러진 속에서는 마음 내키는 데로 몰려다니는 무리가 되어 , 참새처럼


시끄럽게 재잘거리는 고아들이 똑같은 푸른 무명 제복을 입고 움직이면서 오락가락하는 추억속에


잠기기는 하지만,  알고 있다고하는 점에서는 해마다 가까이 접근해오는 굴뚝으로 부터 쏱아져


나오는 그을음이 비에 젖어서 검은 눈물처럼 흘러 내리는 저 쓸쓸한 벽이나 창문과도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5924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5409
2885 괜찮은 어른 風文 2023.07.27 1008
2884 우주심(宇宙心)과 에고(Ego) 風文 2023.07.27 874
2883 리더에게 던지는 질문 風文 2023.07.26 1144
2882 꺾이지 않는 힘 風文 2023.07.26 949
2881 스승 사(師) 風文 2023.07.22 992
2880 60조 개의 몸 세포 風文 2023.07.22 805
2879 배움은 늙지 않는다 風文 2023.07.04 912
2878 순두부 風文 2023.07.03 806
2877 아르테미스, 칼리스토, 니오베 風文 2023.06.28 732
2876 오감 너머의 영감 風文 2023.06.28 825
2875 아스클레피오스 / 크로이소스 風文 2023.06.27 1074
2874 한 수 아래 風文 2023.06.27 754
2873 좋은 부모가 되려면 風文 2023.06.26 798
2872 음식의 '맛'이 먼저다 風文 2023.06.21 1069
2871 '밥 먹는 시간' 행복론 風文 2023.06.20 970
2870 오기 비슷한 힘 風文 2023.06.19 925
2869 유목민의 '뛰어난 곡예' 風文 2023.06.17 1009
2868 2. 세이렌 風文 2023.06.16 920
2867 제 5장 포르큐스-괴물의 출생 風文 2023.06.14 891
2866 '한심한 못난이'가 되지 않으려면 風文 2023.06.14 963
2865 울엄마의 젖가슴 風文 2023.06.13 1056
2864 무화과 속의 '작은 꽃들' 風文 2023.06.13 898
2863 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 17, 18 風文 2023.06.09 994
2862 사람은 세 번 변한다 風文 2023.06.08 973
2861 '내가 왜 사는 거지?' 風文 2023.06.08 90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