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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가 메시지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의 변화를 보자. 15세기 유럽에서 구텐베르크에 의해 인쇄술이 발명되고, 인쇄된 문자 매체들이 확산됨으로서 사람들은 문자문화에 길들여지게 된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극히 소수의 사람만이 문자를 읽고 쓸 줄 알았지만, 구텐베르크 이후 수백년이 흐르면서 과거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문자를 통한 지각에 익숙하게 된다. 이로 인해 기존의 구술문화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이제 감각방식에 있어서 변화를 겪게 된다.

“플라톤은 문자를 싫어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기억력을 앗아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말을 주고 받으면 기억력이 발달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지각패턴의 변화는 인간의 존재방식을 구속한다. 매체가 변화하면 그에 따르는 변화가 수반된다는 얘기는 상식이다.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의 변화 과정에서는 문자에 대한 시각적 감각이 집중적으로 발달하게 된다. 문자문화에 익숙한 현대인이 메모를 많이 하는 것도 그 한 예로 볼 수 있다.

개인주의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된다. 구술은 인간 상호 관계를 전제로 하는데 비해, 문자는 그렇지 않다. 예컨대 이야기는 상대방과 나누어야 하지만, 인쇄된 책은 철저하게 나 혼자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반응과는 무관하게 행위하는 힘이 증대된다.

그런데 맥루한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 매체 자체가, 내가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나로 하여금 어떤 일이 벌어지게 한다고 한다. 그는 전달되는 내용에 역점을 둔 것이 아니고 전달하는 매체에 역점을 두고 메시지를 해석한 것이다. 다시 말해 표현 매체의 조건 자체가 표현 내용으로 전화되어 전체적으로 다른 표현 내용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다.
 

"인간의 확장물인 매체는 <어떤 것이 일어나게 하는>(make-happen) 인자이지 <어떤 것을 인식하게 하는>(make-aware) 인자가 아니다."

- Martial Mcluhan
 

우리는 같은 내용이 다른 매체인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인터넷으로 단순히 전달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이들 매체를 통해 전달된 내용은 우리가 해석하는 것이다. 따라서 매체가 다르면 해석의 내용도 다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우리의 느낌 감정 이런 것조차도 바깥에 나가있는 확장된 신체인 매체에 의존해서 다 해석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디어는 메시지’라는 맥루한의 주장은 세 가지 의의를 갖는다. 첫째, 매체는 감각패턴과 지각비율을 변화시킨다. 둘째, 미디어는 관련되는 사건들의 규모나 속도 또는 유형의 변화를 통해 바로 그러한 미디어로 규정된다. 셋째,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내용보다는 매체를 통해 주입되는 바, 표현 및 이해에 관련된 무의식적인 전체적인 장의 변화가 더 근본적인 매체의 메시지다. 따라서 매체 자체인 이 메시지에 대해 매체 사용자들은 감각에 있어서 무의식적인 도취 또는 마비 상태에 빠진다.

이런 맥락에서 맥루한은 라디오가 없었다면 히틀러가 존재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 한다. 맥루한이 보기에 히틀러는 라디오라는 매체가 갖는 특성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으로 대중을 선동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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